미-중 무역갈등 지속, 국제유가 추락, 국채금리 하락 지속 등이 이날 미국증시 반등폭 제한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표시된 페이스북 로고. /사진=AP, 뉴시스.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표시된 페이스북 로고.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30일(미국시각) 뉴욕증시가 연이은 급락세를 멈추고 반등했다. 1분기 미국 성장률 지표가 호전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미국증시 반등 폭은 아주 제한적이었다. 미-중 무역갈등 격화 및 국채금리 하락과 같은 악재는 여전히 지속됐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5169.88로 43.47포인트(0.17%)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567.72로 20.41포인트(0.27%)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788.86으로 5.84포인트(0.21%) 높아졌다.

미국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잠정치가 3.1%로 시장 예상(3.0%)을 웃돈 것이 이날 미국증시를 견인했다. 

하지만 이날 미국증시 반등폭은 미미했다. 아직은 미-중 무역불안 심화 및 미국 국채금리 하락 등 최근의 급락 요인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로이터가 "다음달 일본서 열릴 G20 정상회담서 미국과 중국이 협상의 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지만,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할 것이며 수입재개도 하지 않을 것이란 발표를 했다"고 보도하는 등 미-중 관계는 이날에도 악화일로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에도 "중국은 협상을 원할 것"이란 말을 반복했다.

이날 미국 성장률 호전 속에 미국증시 블루칩군을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대부분 올라준 것이 미국증시를 견인했다. 아마존만이 0.16% 하락했을 뿐 페이스북(+0.45%) 애플(+0.52%) 넷플릭스(+0.76%)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0.13%) 등은 상승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모건스탠리가 애플의 목표가를 203달러로 낮췄지만 애플의 주가가 선방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중국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강화에도 불구하고 자구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의 반도체 관련주들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인 것도 이날 미국증시 상승을 거들었다.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0.74% 올랐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서는 엔비디아(-0.76%) 웨스턴디지털(-0.50%) 등 일부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마이크로칩(+0.98%) 마이크론 테크(+0.09%) 브로드컴(+0.98%) 인텔(+1.13%) 자일링스(+1.74%) 텍사스 인스트루먼트(+1.24%) 퀄컴(+1.26%) 등이 상승하면서 미국증시에 훈풍을 가했다.

다만 이날에도 미-중 무역갈등 지속 여파로 미국 10년물과 2년물 금리 하락이 지속된 데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이 "미국경제 악화시 금리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금융주가 하락한 점, 미-중 무역전쟁 우려로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에너지 섹터의 주가가 급락한 점 등은 미국증시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이날 미국증시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의 주가 흐름을 보면 혼조 상태를 나타냈다. 부동산(+0.65%) IT(+0.60%) 등 7개 섹터는 소폭씩 상승했지만 에너지(-1.18%) 금융(-0.45%) 등 4개 섹터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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