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투자 부진으로 전년대비 성장률 0.5%P 하락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

서울 한 대형마트 내부. /사진=뉴시스
서울 한 대형마트 내부.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대비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으로, 국내 연구기관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19년 2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수출 위축과 투자(건설+설비) 둔화 등으로 인해 지난해(2.7%) 대비 0.5% 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경연은 우선 지난해 경제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의 급격한 감소가 올해 성장률 하락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관은 미-중 무역갈등의 격화, 글로벌 경기하강에 따른 주요 수출상대국들의 성장률 둔화, 반도체 및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경쟁력 상실 등 전반적인 교역조건 악화를 수출급감의 주요한 배경으로 꼽았다.

건설 및 설비투자 부진과 소비회복세 둔화 역시 성장흐름 악화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된 설비투자는 수출전망 악화 및 극심한 경기부진에 따른 증설유인 부족, 금리상승으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상승 등으로 둔화폭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과 사회간접자본(SOC)예산 감축에 기인해 –5.0%까지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내수부문의 버팀목 역할을 담당해 오던 민간소비도 회복세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기부진으로 명목임금상승률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소비심리의 지속적인 악화,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자산가격 하락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당초 전망치보다 0.2%포인트 감소한 2.3% 성장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한경연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물가상승률에 크게 못 미치는 0.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건비의 큰 폭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급격한 위축에 따른 낮은 수요압력, 서비스 업황부진, 가계부채·고령화 등의 구조적 원인이 물가상승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세계경기 하락 및 무역분쟁 심화의 영향으로 상품수지의 흑자폭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서비스수지의 적자기조가 지속되면서 지난해에 비해 204억달러 감소한 56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환율의 경우 1180원 수준으로 지난해 평균환율(1089원)에 비해 크게 상승, 원화가치가 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대내적으로는 자산가격 하락, 환율급등으로 인한 자본시장의 변동성 확대 및 소비심리 악화, 노동시장 유연성 약화에 따른 생산성 하락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갈등의 격화 및 교역규모 축소, 주요국들의 성장률 하락으로 인한 대외수요 감소, 반도체단가의 하락세 지속, 국제자본시장 불확실성 증대 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금융연구원 등 3개 기관은 내수와 수출 위축 등을 이유로 국내 경제성장률을 종전보다 0.2%포인트 낮춘 2.4%를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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