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 삼성 · SK 順, 주채권은행 상반기 중 재무구조평가 실시
내년부터 기업구조조정 강화…시장성 차입 · 해외사업 위험도 평가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자료=금융감독원 제공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 채무가 많아 집중 관리가 필요한 30개 대기업 계열사를 발표했다. 특히 재무구조평가시 경영진의 위법행위 등도 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4일 작년말 기준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1조 5745억원 이상인 30개 계열기업군을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용공여액은 2017년(1조 5166억원) 대비 579억원(3.8%) 증가한 규모다. 특히 한국타이어와 장금상선(차입금상환), 한진중공업(채권단 출자) 등 3개 계열이 제외된 반면 동원, 현대상선 등 2개 계열이 신규 포함됐다.

금감원은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매년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액의 0.075%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한다. 주채권은행은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미흡한 계열에 대해서는 재무구조개선 약정 등을 체결하고 자구계획 이행을 점검한다.

올해 주채무계열 선정 결과에 따르면 상위 5대 주채무계열은 현대자동차, 삼성, SK, 롯데, LG 순으로 나타났다.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9개), 우리은행(9개), KEB하나은행(5개), 신한은행(4개), KB국민은행(3개) 등 5개 은행이다.

4월말 현재 30개 주채무계열의 소속기업체수는 4574개사로, 전년 동월 대비 9개사가 늘었다. 국내법인은 1193사로 전년 동월 대비 6개사가 감소한 반면, 해외법인은 3381사로 15개사가 증가했다.

계열별로는 삼성이 689개사로 가장 많았고 CJ(431사), 한화(426사), SK(414사), LG(405사), 현대자동차(358사), 롯데(337사)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CJ(52개사)와 삼성(-36개사), 롯데(-33개사) 등은 해외계열사 수 변동으로 변동폭이 컸다.

작년말 금융권 전체 신용공여액은 2253조 3000억원으로 2017년말(2099조 3000억언) 대비 7.3% 증가했다. 신용공여액 기준 상위 5대 계열의 신용공여액은 116조 7000억원으로 2017년말(111조 2000억원) 대비 4.9%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은 금년도 주채무계열로 선정된 30개 계열에 대한 재무구조평가를 상반기 중 실시할 계획"이라며 "정성평가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 즉 경영진의 위법행위 및 사회적 물의 야기, 공정거래법 위반 및 분식회계, 우발채무 등을 충분히 반영해 엄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재무구조평가 결과 선제적 재무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계열은 주채권은행과 약정을 체결한다. 주채권은행은 약정 체결 계열의 자구계획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대기업그룹의 신용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이날 주채무계열 제도 개선 방안도 발표했다. 앞서 금감원과 주채권은행은 작년 10월부터 3개월간 '주채무계열 제도 개편 실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 바 있다.

이번 개편안에는 계열의 차입 다변화에 따른 다양한 신용위험을 포함하기 위해 '자금수요자(계열) 관점'의 총차입금 기준(명목 GDP의 0.1% 이상)을 도입하되, 은행의 사후관리가 가능한(은행권 기업신용공여 0.075% 이상) 그룹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하는 안이 담겼다.

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재무구조평가를 실시해 해외부문 재무구조 및 실적을 정교하게 반영하고, 부채비율 300% 미만 구간의 기준점수를 세분화했다.

채권은행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주채무계열 정보 수집 및 검증 근거 등을 마련했으며, 재무구조개선 부진으로 약정 장기화시 주채권은행이 외부실사‧컨설팅, 경영진 면담 등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중 '은행업감독규정‧세칙', '주채무계열 재무구조개선 운영준칙' 개정을 추진해 내년 주채무계열 선정시부터 이번 개선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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