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선, 두 경제수장 발언에 금리인하 시기 앞당겨질 것으로 관측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통화·경제정책 수장들이 경제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기부양 필요성을 언급하자 시장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창립 69주년 기념사에서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회복 지연 등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의 발언 직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통화 완화적 기조 가능성을 진전해 말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혀 경제인식에 대한 공감대를 보였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50일이 다 되도록 아직 심사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채권시장에서는 두 경제당국 수장들의 발언을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로 보고, 인하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동결기조(현재 연 1.75%)를 유지해 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수장들이 일제히 경기 진단이나 대응에 대해 일정한 톤을 맞췄다는 것은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이라며 "이는 최근 불거진 불확실성 요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공 연구원은 "금리 인하시기 전망을 4분기에서 3분기로 조정한다"며 "오는 18~19일로 예정된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점도표 하향 여부와 현재 국회에서 표류 중인 추경안 등은 금리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미-중 갈등 장기화 가능성과 지난달 31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한 점을 근거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시점을 3분기로 예상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수출부진 등으로 한은이 다음달 18일 수정경제전망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하향 조정할 거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한은은 지난 4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대비 0.1%포인트 내린 2.5%를 제시했었다.

특히 국회 정상화 지연으로 추경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추경의 경기제고 효과도 크지 않을 거란 시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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