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 신본기 → 칸세코 → 최홍만으로 이어지는 검색의 속성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한국 재벌들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에 대한 해외 평가를 알아보려면 기업이름과 총수 일가의 성을 함께 검색해 보는 것이 편리하다.

외신에서 특정 한국 재벌에 대한 최신기사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날이 그리 빈번하지는 않지만 한번 나왔다하면 그건 매우 큰 뉴스다.

12일 외신 검색에서 한 재벌의 뉴스가 집중적으로 등장했다.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에 대한 뉴스를 찾기 위해 "Lotte"와 "Shin"을 함께 검색한 결과다.

그런데 기업 지배구조와는 거리가 먼 한국프로야구 KBO 리그 기사였다.

최근 롯데자이언츠와 한화이글스의 경기에서 벌어진 해프닝이 해외에서도 눈길을 끈 것이다. 플레이 주인공인 롯데 신본기의 성이 구단주와 같은 ‘Shin’이어서 비롯된 일이다.

지난 5일 경기에서 한화 제라드 호잉이 얕은 외야로 높이 뜨는 타구를 날렸다. 롯데 유격수 신본기가 플라이아웃 처리를 위해 글러브를 뻗었지만, 공은 글러브가 아닌 신본기의 머리로 떨어지고 말았다. 공에 맞은 신본기는 쓰러졌지만, 근처로 달려온 좌익수 전준우가 공이 그라운드에 닿기 전에 잡으면서 아웃처리가 됐다.

플라이 타구를 머리에 맞고 신본기가 쓰러진 가운데 곧바로 달려와 아웃처리한 전준우가 타구를 잡은 글러브를 뻗고 있다. /사진=MBC스포츠+, 네이버 동영상 화면캡쳐.
플라이 타구를 머리에 맞고 신본기가 쓰러진 가운데 곧바로 달려와 아웃처리한 전준우가 타구를 잡은 글러브를 뻗고 있다. /사진=MBC스포츠+, 네이버 동영상 화면캡쳐.

요즘 롯데 성적이 매우 부진해 실망감에 빠져있는 롯데 팬들은 "하다하다 이제는..." "웃기긴 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당시 중계를 했던 해설자는 "이거 메이저리그에서도 얘깃거리 되겠는데요"라고 촌평했다.

과연 그의 말대로 메이저리그 사이트인 MLB닷컴에 "역대 급 황당 사례(all time great blooper)"라고 소개됐다.

MLB 뿐만 아니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도 이 장면을 다루면서 "본기는 다행히 다치지 않아 게임에 계속 남았다"고 전했다. 한국 선수들 이름을 한국식으로 표기하면서 이를 미국식으로 읽은 듯하다. 그로 인해 오히려 친근감을 주는 말투처럼 됐다.

만약 얕은 내야플라이가 아니라 홈런타구를 저렇게 머리에 맞으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서는 스포츠매체인 데드스핀이 설명해주고 있다. 이 매체는 신본기 소동을 1993년 메이저리그 호세 칸세코의 ‘홈런 어시스트’와 비교했다.

1988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MLB 사상 처음으로 ‘40홈런-40도루’를 기록했던 칸세코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팀을 옮긴 후였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친 우측 깊은 타구를 담장 근처에서 잡기 위해 칸세코가 글러브를 뻗었지만 타구는 신본기처럼 칸세코의 머리를 맞았다.

신본기는 마침 근처에 있던 동료가 아웃처리를 해줬지만, 칸세코의 머리에 맞아 다시 튀어 오른 공은 담장을 넘어가 홈런이 돼버렸다. 당시 중계진은 "호세 칸세코가 이 장면으로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큼직한 홈런 타구를 맞았지만 칸세코는 쓰러지지도 않고 공을 찾으러 두리번거렸다.

야구는 내야 파울 타구도 직선타구는 관중들에게 치명적 부상을 입힐 정도로 위험하지만, 낙하중인 타구였던 덕택에 칸세코나 신본기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다.

‘40-40’의 최초 달성자로 두고두고 기억돼야 할 칸세코였지만 이날의 실수는 중계진 말처럼 그를 언급할 때 빼놓기 힘든 사례가 됐다.

이날 경기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칸세코에 대해 몇 가지를 더 검색해보니 등장하는 것이 격투기선수로도 출전한 경력이다. 그의 전적은 1전 1패다. 2009년 5월26일 최홍만에게 기권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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