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품출시 차질 및 유가 추락 속 금융주, 에너지주, 기술주가 미국증시 3대 지수 하락 주도

화웨이 베이징 매장. /사진=AP, 뉴시스.
화웨이 베이징 매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2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전날에 이어 또 떨어졌다. 금리인하 기대감 확산에도 유가 추락, 미-중 무역불안 지속 등이 증시를 압박했다. 특히 화웨이의 제품 출시 차질은 미국증시 기술주 및 반도체 주가에 직격탄을 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6004.83으로 43.68포인트(0.17%)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879.84로 5.88포인트(0.20%)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792.72로 29.85포인트(0.38%) 내렸다.

반면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519.79로 0.68포인트(0.04%) 상승했다.

전날에는 다우, S&P500, 나스닥 지수가 각각 0.05%, 0.03%, 0.01% 하락했는데 이날엔 낙폭을 조금 더 키우면서 3대 지수가 이틀 연속 고개를 숙였다.

CNBC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둔화, 국제유가 추락 속에 금융주와 에너지주, 기술주가 증시하락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불확실성이 지속된 것은 특히 기술주를 압박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 속에 부품 수급 차질을 빚으면서 신제품 출시를 연기한다고 밝힌 것은 미국 반도체, IT(테크) 섹터에 직격탄을 가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미국 5월 근원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1% 상승에 그쳤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0.2% 상승을 점쳤는데 이를 밑돌았다. 이는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을 강화시켰고 저금리를 싫어하는 금융주에 직격탄을 가했다. 이날 미국증시 S&P500 지수군 내 금융섹터의 주가는 0.95%나 떨어졌다.

이날 미국에너지정보청은 미국의 지난주 주간 원유재고가 221만 배럴 증가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재고가 6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증가했다. 이는 유가를 폭락시켰고 미국증시 S&P500 지수군 내 에너지 섹터의 주가를 1.44%나 추락시켰다. CNBC는 "이날 S&P500 지수군 내 11개 섹터 중 에너지 섹터의 주가 하락폭이 가장 컸다"고 강조했다. 

화웨이의 신제품 출시 연기 소식 속에 반도체 섹터와 테크(IT) 섹터의 주가도 급락했다. 필라데피아 반도체 지수가 2.33%나 곤두박질 쳤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중국 의존도가 큰 자일링스(-3.34%) 마이크론 테크(-5.40%) 등이 급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칩(-1.79%) 브로드컴(-1.32%) 엔비디아(-3.02%) 웨스턴디지털(-5.65%) 인텔(-1.13%) 텍사스 인스트루먼트(-2.29%) AMD(-0.71%) 램리서치(-5.29%) 등이 줄줄이 떨어졌다.

다른 기술주 중에서는 시스코시스템스(-2.19%) 마이크로소프트(-0.46%) 애플(-0.32%) IBM(-0.70%) 등이 약세를 나타냈다. 화웨이가 제품 생산을 제대로 못할 경우 미국 통신주보다는 기술주 타격이 더 클 것이란 진단 속에 이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기술주, IT주 타격 속에 페이스북에 대해선 다시 사생활 침해 문제가 불거졌다. 이는 미국증시 기술주와 커뮤니케이션 섹터 간판주들의 모임인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마저 추락시켰다. 페이스북이 1.72%, 아마존이 0.45%, 애플이 0.32%, 넷플릭스가 1.63%, 그리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가 0.18% 각각 하락했다.

그나마 이날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0.71% 오르고 S&P500 지수군 내 헬스케어(+0.51%) 유틸리티(+1.33%) 섹터 등이 올라준 것은 뉴욕증시 3대 지수 하락 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CNBC는 "유틸리티 섹터의 상승폭이 가장 컸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협상하겠지만 기존 약속보다 약화된 합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홍콩 시위와 관련해서도 "중국과 홍콩이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인권문제까지 언급하는 모습을 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는 미-중 갈등 확대 소지를 유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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