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두 총수 회사에 부담주지 말고 사임해야"
SK · GS · 두산 등 대부분 총수일가 임원 75% 이상 출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3년간 한번도 이사회 출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1~2번 이사회에 참석했을 뿐 대부분 불출석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3일까지 공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중 총수일가 임원의 이사회 출석 현황(2016~2019년)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 및 정의선 수석부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 및 정교선 부회장,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전 회장(올해 3월 퇴임), 코오롱 이웅열 전 회장(3월 퇴임) 등의 이사회 출석률이 75% 미만으로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올해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유가증권 상장회사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됐다. 특히 임원의 이사회 출석 현황은 과거 3년 치를 기재해야 한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이사회 참석률이 0%였다. 반면 이 부회장의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최근 4년간 이사회에 100% 참석해 대조를 보였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경우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쇼핑·롯데케미칼·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 등 계열사 이사회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 이사회 참석률도 0~25%로 저조했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이사회도 지난해 출석률이 7%에 그쳤고 올해 4번의 이사회가 열렸지만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각각 1심 선고로 법정구속 되자 재계는 '경영공백 우려'를 이유로 석방을 주장했었다"며 "그런데 이 부회장은 작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삼성전자 이사회 출석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고, 신 회장은 작년 10월 항소심에서 석방된 후 롯데지주 이사회에 단 한번 참석하는 등 출석이 저조하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어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이사회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주주와 회사를 위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일침했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뇌물공여 혐의 등) 관련 대법원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역시 최근 4년간 현대차·현대모비스 이사회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아들인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사회 참석률이 최대 32%로 저조한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주력 계열사인 현대차(100%), 현대모비스(100%), 기아차(75%) 이사회에 대부분 출석했다. 다만 현대제철 이사회에는 올해 6번 중 1번 참석에 그쳤다.

지난 3월 퇴임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4년간 이사회에 단 한차례만 참석했다.

자료=경제개혁연대 제공
자료=경제개혁연대 제공

반면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계열사인 GS칼텍스 허동수 회장, GS리테일 허연수 대표를 비롯해 구자균 LG산전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장형진 영풍 회장 등은 이사회에 100% 참석했다.

최태원 SK회장과 조원태 한진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 등 관련 총수일가 임원의 이사회 출석률도 75% 이상으로 확인됐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연금 지침상 사외이사의 출석률이 과거 3년간 75% 미만인 경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바 사내이사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처럼 총수일가 임원이 의지만 있다면 이사회 출석률 제고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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