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연준 금리인하 관련 발언이 관건...공청회 · 경제지표 등 확인 필요"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중동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17~21일)에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개최되는 등 굵직한 이벤트가 대기 중이어서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주목된다.

16일 미국 경제방송인 CNBC와 증권계에 따르면 금주 국내 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증시는 14일(미국시간) 다우존스 지수(-0.07%), S&P 500 지수(-0.16%), 나스닥 지수(-0.52%) 등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반도체 칩 업체인 브로드컴이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영향을 받았다고 CNBC는 분석했다.

같은 날 미국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2,61%나 떨어진 가운데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2.16%) 등이 급락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마이크론 테크는 국내 반도체주와 동조화(주가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현상이 잦은 종목으로 꼽힌다.

금주 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중동 리스크 확대 이외에도 홍콩 시위사태 등 대외변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오는 18~19일(현지시간) 개최 예정인 미국 FOMC는 글로벌 증시를 움직일 만한 변수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증권계도 다양한 진단을 쏟아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시기적 특성을 고려하면 FOMC가 금리인하를 단행하기 보다는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국내증시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이달 말의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6월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 대신 "점도표 하향, 성장률과 물가에 대한 수정전망 발표로 금리인하 시그널을 보다 명확하게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6월보다는 7월 이후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고용지표와 산업지표를 중심으로 부진이 나타나는 등 연준 입장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연준의 정책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언급했다.

다만 FOMC에서 무역분쟁 여파를 지켜보겠다든가,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등의 코멘트로 금리인하 시그널을 주지 않을 경우에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약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한편 FOMC에 하루 앞선 17일에 개최 예정인 미국 무역대표부의 대중국 추가관세 공청회도 주목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공청회 이후 일주일 간 기업들의 이의신청 수렴 기간을 거쳐 빠르면 24일부터 대중국 관세 부과가 가능해진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소비재 기업들의 강한 반발과 미국 소비경기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감안하면 전면적인 관세 부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특히 오는 18일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출정식이 예정돼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를 강행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화웨이발 IT 수요 감소,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 등 다양한 변수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 발표 예정인 한국의 6월 수출, 유로존 6월 제조업 PMI (구매관리자지수), 미국의 주택관련 지표 등도 챙겨봐야 할 경제지표로 꼽히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가 몰려있는 만큼 FOMC결과와 경제지표 발표 등을 지켜보며 시장 움직임에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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