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에는 파월과 Fed 이사 역할변경 검토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블룸버그의 19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해 초 또 다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교체를 검토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식이 지난해와 달랐다.
의장과 부의장을 포함해 현재 5명인 Fed 이사 가운데 한 명으로 파월 의장을 대체하고 파월 의장은 Fed 이사직을 계속 수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Fed 의장을 그만두고 남아있는 이사의 임기 동안 계속 근무하는 방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11월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거론된 적이 있다. 이 때 Fed 의장은 재닛 옐런 전 의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동안 옐런 의장을 민주당원이라는 이유로 교체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제로금리를 너무 오래 유지한다는 점도 옐런 의장 비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금리를 올린다고 파월 의장을 비난하는 요즘과 비교하면 다소 이색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옐런 의장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까지 발언했다. 물론 이는 파월 의장에 대해 "Fed가 미쳐가고 있다고 본다"고 폭언한 것에 비하면 대단히 점잖은(?) 축이다.
자신에 대한 대통령당선인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나는 아무데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자리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때만 해도, 옐런 의장은 2018년 2월까지 Fed 의장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연임을 못하더라도 2024년까지의 이사 임기도 다 채울 듯한 기세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옐런 전 의장은 2017년 1월부터 1년간 현직을 공유하면서 인간적 관계가 급격히 개선됐다. 이 1년 동안 Fed는 세 차례 금리를 올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런 비판과 통화정책 간섭을 하지 않았다. 그는 제로금리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책을 반영한 것으로 간주했었다.
Fed의 금리인상을 위협적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것은 유력 후보 3인 가운데 파월 의장보다도 훨씬 더 긴축적인 인물로 널리 알려진 존 테일러 스탠포드대학교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포함된 것에서 나타난다.
이 세 명 가운데 옐런 당시 의장도 포함됐다. 이는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는 오르고 실업률은 낮아진 공을 일부 옐런 의장의 몫으로 평가한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의장을 고르는 막판이 되자, 오히려 정부 내에서 유일하게 옐런 의장을 두둔하는 사람이 됐다.
옐런 의장은 연임은 못했지만, 막판 자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은 감지할 수 있었다. 그는 의장 퇴임과 함께 Fed 이사직도 잔여임기와 무관하게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법이 인정하는 사유가 있을 때만 대통령이 Fed 의장을 바꿀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대한 이견은 이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파월 의장 교체를 검토했던 백악관은 이 방법이 사실상 불가능하자 Fed 이사들의 역할 변경이란 형식으로 의장 교체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목표가 있으면 이를 유도하는 다양한 변수들을 불러일으키는 방식을 보이고 있다.
파월 의장의 교체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여러 가지 험한 일을 벌일 듯한 기색을 보이면서 자신의 희망을 Fed가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Fed가 금리를 안내려도 이번에는 불평을 털어놓는 정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오는 7월31일 FOMC 회의가 끝났는데도 연방기금금리가 2.25~2.50%를 유지하고 있으면 파월 의장과 전면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