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우려감 존재, 미-이란 갈등 격화, 마이크론-페덱스 실적 발표 앞뒀던 점 등도 미국증시 압박

뉴욕증권거래소 직원. /사진=AP, 뉴시스.
뉴욕증권거래소 직원.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5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날 소폭 상승했지만 이날 하락 전환됐고 나스닥, S&P500 지수는 전날에 이어 하락세가 이어졌다. G20 기대감 후퇴, 미국-이란 간 갈등 격화 속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누그러뜨린 것이 미국증시에 직격탄을 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6548.22로 0.67%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917.38로 0.95%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884.72로 1.51%나 추락했다.

이밖에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 역시 1521.04로 0.59% 내렸다.

로이터,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증시는 여러 경계감 속에 출발했다. ▲미국이 대북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대형은행 3곳을 조사하고 있고 상하이푸둥은행은 미국과의 거래가 중단될 위험에 처하게 된 점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이란의 그 어떤 공격도 엄청나고 압도적인 힘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미국-이란 관계가 악화된 점 ▲미-중이 G20 회의에서 기껏해야 ‘협상 재개 발판 마련"정도를 합의 할 것이라는 점 등이 초반부터 미국증시에 경계감을 안겼다.

그러나 이날 미국증시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 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다. 이들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확 꺾어 놓자 미국증시가 장중 더욱 급랭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뉴욕타임즈 주최 행사에서 "우리는 정치권의 압력에 영향받지 않는다. 미국 경제는 긍정적이다. 미국 경제에 일부 불확실 요인이 있지만 단기적으로 지나치게 대응하면 안정적인 통화정책 유지가 어렵다"면서 전날 트럼프의 강도 높은 금리인하 촉구를 일축했다. 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은 고집스런 아이같다. 연준은 지금 뭘 해야할지 모르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올려 미국 경제를 망쳐놨다. 우리에겐 지금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같은 강도 높은 압박에도 파월은 이날 굴하지 않았다.

게다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미국이 지금 금리를 50bp(1bp=0.01%포인트)나 내릴 상황은 아니다"면서 역시 시장의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을 진정시켰다.

이를 두고 시장에선 7월 금리인하 기대는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CNBC는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제임스 불라드 등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날 정규장 거래 마감 후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 운송기업 페덱스 등의 실적 발표를 앞둔 점도 정규장 거래에서 증시에 경계감을 안겼다. 물론 장 마감 후 마이크론은 호실적을 내놓으면서 향후 마이크론과 반도체 관련주들의 흐름이 주목받게 됐다.

CNBC에 따르면 이날엔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 미-중 관계완화 기대감 후퇴 우려, 미-이란 갈등 격화 속에 기술주와 커뮤니케이션주 등이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우선 기술-커뮤니케이션 섹터 간판 종목 모임인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모두 곤두박질쳤다. 페이스북은 1.95%, 아마존은 1.86%, 애플은 1.52%, 넷플릭스는 2.89%, 그리고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는 2.61% 각각 급락했다.

다른 기술주 중에서는 네트워크 기업인 시스코시스템스(-1.92%)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1.64%) 미국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3.16%) 등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날 정규장 거래에서 반도체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48%나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의 장 마감 후 실적발표 경계감에다 미-중 관계가 아직은 장담할 수 없은 상황이라는 점이 반도체 주가를 짓눌렀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1.54% 하락했다. 그러나 마이크론이 장 마감 후 양호한 실적을 공개, 향후 마이크론과 반도체 주가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받게 됐다.

이날 운송주들도 하락했다. 다우 운송지수가 0.86% 하락한 상황에서 운송주들이 이틀 연속 곤두박질 쳤다. 이날 정규장 거래 후 페덱스의 실적 발표 경계감이 운송주들을 압박했다. 미-중 관계가 아직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운송주엔 악재였다. 페덱스도 장 마감 후 그런대로 괜찮은 실적을 내놨지만 회사 측이 "올해는 무역갈등 등으로 도전과 변화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힌 점은 계속 불확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목된다.

이날 정규장 거래에서 운송주의 흐름을 보면 델타항공(-0.27%) 사우스웨스트(-0.43%) 페덱스(-3.06%) UPS(-2.60%) 등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이날 연준 인사들의 금리인하 기대감 억제 속에서도 10년물 국채금리가 더욱 떨어지면서 금융주들도 힘을 내지 못했다.

S&P500 지수군 내 11개 섹터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IT섹터(-1.84%) 커뮤니케이션섹터(-1.60%) 등의 하락 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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