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넷 "170만개 판매돼...250명 사망 등 1400명 피해 입어"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와 가습기넷이 지난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지난 2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유통시킨 애경에 피해배상을 촉구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이하 가습기넷)는 5일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경을 강력 규탄했다.

이들은 "애경산업은 '가습기 메이트' 라는 제품을 170여만 개나 판매한 재벌기업으로, 이 제품을 쓰고 현재까지 250명이 목숨을 잃는 등 모두 1416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면서 "2011년 원인 모를 폐질환 사망사건의 원인이 가습기살균제 때문임이 드러난 지 8년이 돼가도록 지금까지 애경은 아직도 피해자들에게 공식사과를 한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2016년 옥시레킬벤키저, 롯데마트, 세퓨 등 일부 가해기업들의 임직원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이뤄졌지만, '가습기 메이트'를 만들어 판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은 원료물질인 CMIT·MIT의 인체 유해성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 선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이 지난해 11월 애경산업에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던 안용찬 씨, 고광현 씨 등 전·현직 대표이사 7명을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도 지난해 2월 애경·SK케미칼 등에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고발 조치하면서 CMIT·MIT의 인체 유해성을 지적했다는 게 가습기넷의 설명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공정거래위원회는 뒤늦게 재조사를 시작해 지난해 2월 애경산업과 SK케미칼 전직 대표 4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이마트를 포함한 업체 3곳에 과징금 1억3400만원을 부과했지만, 공소시효와 처분시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형사 처벌이나 행정 처분을 피해갔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애경은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고 피해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배상을 하라"며 "애경의 사죄와 배상이 없다면 지난 2016년에 벌인 옥시제품 불매운동과 같이 애경 제품에 대한 전국적 불매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가습기넷에 따르면 6월 28일까지 접수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6459명이며 이중 사망자는 1415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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