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형 블록체인 · 채권형 ETF와 비슷...청문회 등 걸림돌 남아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Libra)' 프로젝트 발표는 가상화폐 시장을 들뜨게 했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 격인 비트코인 가격은 페이스북의 발표 이후 급등하며 연초 대비 3배 이상 뛰어올랐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에서 1330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가상화폐는 개방형 블록체인 형식의 일반적인 가상화폐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NH투자증권은 6일 "가상화폐에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던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꼼꼼히 살펴보면 가상화폐와는 전혀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폐쇄형 블록체인은 소수가 네트워크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는 낮은 수수료와 빠른 속도가 장점이지만,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 패러다임에 정확히 반대된다.

페이스북 암호화폐 전자지갑 앱 구현 모습. /사진=AP, 뉴시스.
페이스북 가상화폐 구현 모습. /사진=AP, 뉴시스.

또한 리브라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개발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법정화폐로 표시한 코인의 가격이 거의 변동하지 않고 안정된 가상화폐를 말한다. 이에 따라 리브라 투자 자금은 은행 예금이나 채권으로 리브라 리저브에 보관된다. 이를 바탕으로 리브라 코인이 발행되는 구조다. 자산 보유로 발생하는 이자는 리브라 인베스트먼트 토큰의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지급된다. 가상화폐라기보다는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의 구조와 유사한 구조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브라의 폐쇄적인 구조와 발행 방법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개방형 가상화폐 생태계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면서 "오히려 PG(전자지급결제대행) 사업과 채권형 ETF에 초점을 맞췄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언론들은 미국 정부가 이달 중 페이스북의 블록체인 책임자를 청문회에 소환해 리브라에 대한 증언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외에도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 실행에는 여러가지 걸림돌이 예상된다.

리브라 프로젝트가 가상화폐를 비롯한 금융시장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2020년에 본격 출범할 리브라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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