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지원 위해 한도 늘려 줬더니 일부 증권사 대기업 대출 치중

삼성증권 지점 앞. /사진=뉴시스
삼성증권 지점 앞.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들의 신용공여와 관련해 대기업 쏠림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중소기업 신용공여 실적이 전무했다.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종투사 기업신용공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월말 현재 총 7개 종투사의 신용공여 총액은 29조 2000억원으로, 2013년말 5조 8000억원(5개사)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투자자 신용공여가 18조 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 신용공여 10조원, 헤지펀드 신용공여 3000억원 순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3년 발행어음과 기업금융 활성화 등을 위해 종투사 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인 종투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 7곳이다.

종투사의 과도한 신용공여 한도를 막기 위해 전체 신용공여 한도를 당초 자기자본 100% 이내로 제한했으나 지난해 9월부터 중소기업 및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에 한해 200%로 확대한 바 있다.

하지만 종투사의 기업 신용공여(10조원) 중 중소기업은 약 3조 934억원으로 30.9%에 불과했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증권의 기업 신용공여 5156억원 중 중소기업 대출은 단 한건도 없었다. 신한금융투자도 1조 243억원의 기업 신용공여 중 중소기업 대출 실적은 27억원으로 저조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전체 기업 신용공여 중 70.8%인 1조 908억원을 중소기업에 제공했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 9581억원, NH투자증권 6663억원, 한국투자증권 2166억원, KB증권 1590원 순을 보였다. 정부가 벤처기업 등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신용공여를 늘려줬으나 일부 종투사들은 수익성과 리스크를 이유로 투자자 신용공여나 대기업에 더 많은 대출을 해준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스타트업,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등 종투사가 모험자본으로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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