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에는 "일본 사과에도 한국은 계속 사과 요구"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블룸버그의 한일갈등에 대한 8일자 기사는 워싱턴포스트를 거쳐 해외포털인 구글 뉴스를 통해서도 전 세계에 전해지고 있다.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한일관계에 대해 상당수 서구인들은 "일본이 사과했는데도 한국은 끊임없이 사과를 요구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블룸버그의 이 기사는 표면적으로 한일관계를 중립적으로 접근하는 어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를 1965년의 국교정상화 합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의 주장에 동조하는 서구인들 논리의 전형적 시작유형이다.

블룸버그의 이 기사는 워싱턴포스트 등의 여타 언론에도 게재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강제징용공 논쟁의 뿌리가 어디에 있나라는 문단에서 1965년 조약에서 일본이 3억 달러를 배상했는데 이는 현재의 24억 달러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낮은 이자의 2억 달러 차관도 제공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조약이 모든 문제를 "완벽하고 최종적으로 해결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한국이 자금을 산업화에 투자해 강한 경제를 이룩하는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8년 이후 한국법원이 징용공들의 정신적 고통을 충분히 배상하지 않은 것으로 판결했다고 전했다.

미쯔비시 중공업과 신일철주금이 배상판결을 받았지만 또 다른 70여개 회사가 비슷한 소송에 걸려있으며 스탠포드대학교 자료를 인용해 72만5000 명으로 추정되는 한국인들이 일본과 사할린, 남태평양군도에서 광산, 건설, 조선 등에 투입됐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이 아키히토 일본 임금의 1990년 "통석의 염(deep regret)" 표현 이후 몇 차례 사과했지만 한국인들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1991년 '고노 담화'가 기준이 되기도 했지만, 일본정치인들의 잇따른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사과의 의미가 희석됐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제목에 담겨 있는 한일갈등의 근본 원인에 비해서는 표면적 사실들에 대한 접근에 머물고 있다.

1965년 국교정상화 때부터 가장 첨예한 갈등원인인 독도 문제, 그리고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간의 화해무드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등 후속 일본 총리들에 의해 어떻게 훼손됐는지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김대중-오부치 화해를 퇴색시킨 2000년 이후 일본정치의 극우화를 빼놓고 한일관계 경색을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직후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우호관계를 위해 오랜 세월 금지됐던 일본 대중문화 수입을 허용했다. 한일관계의 오랜 갈등이 가장 크게 완화됐던 때가 이 시기다. 양국이 공동으로 월드컵을 개최하기 전이다. 그러나 오부치 총리가 갑자기 서거한 후 후속 총리시대에 일본은 다시 독도영유권 주장을 노골화하면서 양국 관계를 경색시켰다.

앞서 블룸버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대변인"으로 표현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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