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러 절하 방법 찾아야"...파월 "연준 할일 하며 임기 채울 것"

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0일(미국시각)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파월 연준 의장은 절묘한 줄타기를 하는 듯 하면서도 한편으론 단호했다. 파월은 7월 금리인하는 시사했지만 금리인하 폭이 크지는 않을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파월을 더욱 압박했다. 그간 연준을 향해 노골적인 금리인하 압박을 가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측근들에게 "달러가치를 떨어뜨릴 방안을 찾아보라"고 까지 했다. 이는 대선을 앞두고 연준에 대한 트럼프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그러나 파월은 "(할 일은 할 것이며) 트럼프가 물러나라고 해도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제롬 파월은 하원 청문회에서 7월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가득하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몇주간의 전망도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 확장 기조 유지를 위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7월 금리인하를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와치 등 시장에선 7월 50bp(0.5%) 금리인하 가능성을 21% 정도로 봤다. 25bp(0.25%) 금리인하 가능성은 아주 높은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트럼프는 여기에 만족할 대통령이 아닌 것 같다. 이날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달러가치를 떨어뜨릴 방안을 찾아보라"면서 "그러면 미국 경제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연준이 7월에 0.25% 포인트의 금리를 내리더라도 트럼프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파월은 "앞으로의 지표를 중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무차별 압력을 모두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청문회에서 트럼프가 해임하려 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의에 "임기 4년을 채울 것"이라고 했다. 물러날 뜻이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하원 금융위원회 소속 여야의원들은 그런 파월의 의지를 지지한다고 했다. 향후 트럼프와 파월 간 긴장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여겨지는 하루였다.

파월은 다음날엔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다. 거기에선 또 어떤 증언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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