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PI 호조,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경계감 등도 미국증시 움직임 일부 제한

뉴욕증권거래소 중개인들. /사진=AP, 뉴시스.
뉴욕증권거래소 중개인들.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1일(미국시각) 뉴욕증시에서는 묘한 흐름이 나타났다. 파월 연준 의장이 연일 금리인하 의지를 표출하면서 다우와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나스닥 지수는 하락했다. 미국-프랑스 간 디지털관세 갈등, 물가지표 호전에 따른 금리인하 폭 축소 우려, 주요 기관의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경계감 표출 등이 파월 발언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며 미국증시에 일부 제동을 거는 요인이 됐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증시 내 주요 지수 흐름이 엇갈렸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7088.08로 227.88포인트(0.85%)나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2만7000 선을 상향 돌파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2999.91로 6.84포인트(0.23%) 오르면서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196.04로 6.49포인트(0.08%) 떨어졌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 역시 1557.92로 7.13포인트(0.46%)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가득하다"면서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이날에도 파월 연준 의장은 상원에 출석해  "미국 경제의 좋은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도구를 사용할 것"이라며 또 다시 기준금리 인하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뉴욕증시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흐름으로 화답했다.

CNBC는 다우존스 종목 중에서는 월마트(+0.83%) 비자(+0.80%) 등이 오르면서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리베이트금지정책을 철회키로 하면서 건강보험서비스 기업인 유나이티드헬스가 5.53%나 급등한 것이 다우존스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또한 미-중 무역협상 기대 속에 중국 의존도가 큰 3M(+2.02%) 캐터필라(+1.00%) 등이 오르고 JP모건체이스가 국채금리 상승 속에 0.96% 상승한 것도 다우지수 오름세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CNBC는 "유나이티드헬스(+5.53%) CVS헬스(+4.68%) CIGNA CORP(+9.24%) 등이 급등하면서 S&P500 지수를 견인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날 나스닥 지수는 3대지수 중 홀로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프랑스가 미국 거대 IT 기업을 겨냥한 디지털관세부과안(3% 관세 부과)을 통과시키면서 미국-프랑스 간 관세 갈등이 불거지고 이로인해 미국 대형 기술주 모임인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대부분 떨어진 것이 나스닥 지수를 짓눌렀다.

이날 FAANG의 주가 흐름을 보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만 0.28% 상승했을 뿐 페이스북(-0.74%) 아마존(-0.81%) 애플(-0.73%) 넷플릭스(-0.39%) 등은 모두 하락했다.

이밖에 이날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0.0% 상승 예상)를 웃돈 것은 향후 미국 금리인하 폭을 줄이거나 향후 금리인하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이어지며 장중 증시 상승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향후 미국의 금리인하 폭이나 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도 미국증시엔 약간의 경계감을 안겼다. 게다가 UBS 등 주요 투자기관들이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에 경계감을 표출한 것도 미국증시 흐름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