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 발언에도 미국증시 하락...유가 급락도 미국증시 하락 거들어

뉴욕증권거래소 거래인. /사진=AP, 뉴시스.
뉴욕증권거래소 거래인.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6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하락했다.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하 의지를 다시 강조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의 영향력이 더 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힌 것, 그간 주가가 너무 오른데 따른 시장 피로감, 유가 추락 등이 이날 미국증시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23.53포인트(0.09%) 내린 2만7335.63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26포인트(0.34%) 하락한 3004.04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39포인트(0.43%) 떨어진 8222.80에 마감됐다.

이날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엔에 큰 영향을 받았다.

파리를 방문 중인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때 했던 금리인하 시사 발언을 반복했다. 장중 한때 증시에 훈풍을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까지는 갈 길이 멀다"면서 "기존의 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필요시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G20 회의에서의 관세 휴전을 깰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이 이날 뉴욕증시에 가장 큰 악재가 되었다. 게다가 트럼프는 "이란과의 관계는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고 이는 유가 급락 및 에너지주 추락으로 이어지면서 미국증시 하락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의 중국 관련 부정적인 발언은 특히 반도체 섹터의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7%나 급락했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서는 중국 의존도가 큰 마이크론 테크(-3.02%) 자일링스(-0.35%) 등이 하락했다. 마이크로칩(-2.00%) 램리서치(-1.53%) 브로드컴(-1.46%) 엔비디아(-0.11%) 인텔(-1.90%) AMD(-1.57%) 등의 주가도 떨어졌다.

CNBC는 "이날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의 주가가 1.86%나 오르면서 다우지수 하락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반면 "유가 하락 속에 엑손모빌이 1.49%나 떨어지고 미-중 무역협상 우려 속에 인텔의 주가가 1.90%나 급락한 것은 다우존스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고 CNBC는 밝혔다.

트럼프는 또 "구글에 대해 중국과의 유착 여부를 들여다 볼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날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도 신통찮은 흐름을 보였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는 0.26% 상승에 그쳤다. 미-중 관계 악화 우려 속에 중국 매출 의존도가 큰 애플의 주가는 0.35% 떨어졌다. 아마존의 경우 프라임데이 독주 속에서도 파업 때문에 주가가 0.55% 내렸다. 미국 정부의 페이스북 가상화폐 리브라에 대한 부정적 견해 속에 페이스북 주가는 0.03% 내렸다. 넷플릭스의 주가도 0.17% 하락했다.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별 주가 흐름을 보면 에너지(-1.13%) IT(-0.91%)  섹터 등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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