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순교자가 되겠다는 분위기, 위험하다"

홍콩 중심가. /사진=AP, 뉴시스.
홍콩 중심가.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홍콩의 사태는 여전히 심상치 않다.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 금융 중심지를 이루는 홍콩의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아시아와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도 우려된다.

이번 대규모시위의 계기가 된 본국 송환법은 홍콩 정부를 이끄는 캐리람 행정장관이 철회를 발표했지만 홍콩시민들의 시위는 여전하다.

본국 송환법이 분노를 대규모 시위로 조직하는 계기가 되면서 엄청난 관성이 붙은 분위기도 나타난다.

이에 대해서는 미국 언론인 CNN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CNN은 22일(홍콩시간) 기사에서 "문제의 법안은 보류됐지만, 이후 수개월동안 시위는 더욱 커지고 암울해지기까지 했다"며 21일 밤을 포함한 시위에서 "시위대는 금속바리케이드로 경찰에게 돌진하고 경찰은 최루탄을 여러 차례 발사했다"고 전했다.

CNN은 4명의 사망자가 시위대의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호의 위험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10대와 20대 초반이 다수인 시위대에서 이런 분위기는 다른 시위대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위대를 지지하는 클라우디아 모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순교자의 마음가짐을 내려놓으라"고 촉구했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시위대가 홍콩 입법회를 점거한 직후 영국이 중국에 대해 비판을 높인 것은, 시위대의 극단적 행동으로 중국의 과격한 진압에 빌미가 될 수 있음을 감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2014년 시위대가 79일 동안 홍콩의 거리를 점거했을 때만해도 시위는 평화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때만 해도 민주주의는 어떻든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시위의 결과로 홍콩시민들이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CNN은 지적했다. 시민들의 좌절감이 누적되면서 이번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개입해 극단적인 물리력으로 진압에 나설 경우에 대한 우려도 크다. 가뜩이나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벌이는 와중에 과격한 진압으로 중국의 신뢰도가 추락하면 세계 2위인 중국경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가 더 큰 수렁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의 극단적 개입은 절대 금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현재 충동적 분위기가 가득한 시위의 향후 양상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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