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 가져다 준 '위기의 크기'는 한국 '분발의 크기' 돼야...日이 가진 모든 산업을 한국이 뛰어넘는 계기 만들어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일본 아베의 '한국 수출 규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극악'이다. 일제 36년 악행에 대한 일푼의 반성도 없이 아베는 한국의 경제를 거덜 내려고 작심했음이 드러났다. 그간 일본에 대해 방심하며 믿고 거래해 온 한국에 큰 위기를 안겨주면서 양국 간의 신의는 이제 땅 밑으로 사라져버렸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까지 악화시킨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원망하고 싶은 게 많으나 지금은 한국인 끼리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일본을 뛰어넘는 일에 힘을 모으자고 말하고 싶다. 다만 현 정부는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고 억지논리를 펴거나 사태를 악화시키거나 적반하장 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많은 국민은 사리분별 할 줄 알고 정부가 뭘 잘하고 잘못했는지를 너무나 잘 파악하고 있다. 

또한 그간 일본에 안이하게 의존해 온 국내 대기업에게도 많은 것을 따지고 싶지만 그것도 지금으로선 별 실익이 없음을 안다. 아베의 아주 나쁜 행위가 한국 경제엔 '쓰디쓴 보약'이 되기를 빌며 당장의 위기극복과 향후 일본을 우리의 발밑으로 추락시키는 일에 몰두하자고 호소하고 싶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위기 앞에 단단히 뭉치는 것이다. 정부는 이 위중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총 동원해 줬으면 한다. 어떻게든 정치, 외교력으로 이 위기를 벗어날 방안을 정부는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극일'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들로 하여금 소재, 부품 자립 또는 소재, 부품 구입처 다변화에 신속하게 나설 수 있도록 온갖 지원책을 총 동원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선 안 된다. 장차 소재, 부품 산업에서 일본을 따라잡거나 능가하는 동시에 지금 일본이 세계 최강을 질주하는 업종들도 우리기업들이 넘봐야 한다. 예컨대 일본이 지금은 자동차 초강대국이지만 향후 친환경차, 수소차 시대에는 그들과 대등하거나 앞설 수 있는 기회를 엿봐야 한다. 철강, 가전, 조선, 반도체 완성품에서 과거 비교도 할 수 없이 열악한 위치에 있던 한국이 지금은 일본과 대등하거나 일부 앞서는 상황을 만들어 낸 경험이 있듯이 우리는 모든 산업 경쟁력에서 장차 일본을 뛰어 넘어야 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위기는 기회를 가져다 준다고 했다. 아베는 한국인들에게 엄청난 굴욕감을 안겨 주었다. 아베는 한국을 엄청난 위기로 몰아넣었다. 동시에 아베는 한국인들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했다.

우리는 이번 일본의 수출규제를 통해 우리 경제를 통째로 위협하는 아주 나쁜 이웃의 수장이 바로 아베라는 사실을 확연히 알았다. 일본인의 70%, 아니 90%가 아베의 경제보복에 찬성하면서 일본인들 대다수가 한국에겐 상종 못할 적이라는 사실도 확실히 인식했다. 아베가 한국에 안겨준 엄청난 위기감은 한국인들을 그만큼 크게 뭉치게 할 것이라는 점도 이번에 얻은 교훈이다. 벼랑 끝에서 생존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하는 게 한국의 상황이 되었다.

아베의 위협은 한국인들의 숨은 잠재력을 일깨워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그간 한국의 중소기업이 순도 99.9999%의 불화수소를 개발했음에도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부족으로 우리의 기술이 사장 되고 있음도 알았다. 일본 기업만 믿고 소재, 부품 개발에는 소홀히 하던 국내 대기업들에게도 각성의 기회를 주고 있다. 그간 한국정부의 상생정책, 중소기업 육성 정책 등이 얼마나 겉돌고 있었는지도 이번 아베 사태로 인해 여실히 깨닫게 됐다. 일본이 급속히 커나가는 한국의 기술력을 얼마나 시기하고 방해하려는지도 생생하게 목격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아베와 일본에게 복수하는 길은 "스스로 강해져야 하는 것", 단 그것 하나 뿐이라는 사실도 절감하게 됐다. 일본보다 경제를 강하게 키워야 저들에게 수모를 당하지 않을 것임을 뼈저리게 체험하고 있다. 일본은 경제 강국 중국-미국 등에는 비굴함의 극치를 보이면서도 약자에 대해서는 아주 야비하다는 것도 확실히 목격했다.

아베는 한국인들에게 최근의 경제난을 어떤 식으로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도 가르쳐 주었다. 한국은 당장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각 산업 분야의 소재, 부품 산업을 확실히 국산화 해 나가야 함을 알게 됐다. 특정 소재, 부품은 우리의 대기업이 직접 생산에 나서거나 특정 중소. 중견 기업과 협업을 통해 시급히 해결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우리의 많은 중소, 중견 기업을 단단하게 키워 나가야 하는 일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되었다.

우리가 일본산 부품, 소재를 대체해 나가는 것만으로도 장차 매년 200억 달러가 넘는 수입대체 산업을 일으킬 여지가 생기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대기업이 이제 중소기업을 을로만 상대하지 말고 윈윈하는 상대로 인식하면서 산업 저변확대에 나서야 할 다급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부품, 소재산업에서 우리의 중소, 중견기업이 커지면 그야말로 한국 경제의 저변이 확대되고 양질의 일자리도 급증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중시해야 할 때가 됐다. 다행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일본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부품, 소재를 일부 직접 만들기 시작하거나 대체 조달처를 찾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우리에겐 가뭄 속 단비처럼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장차 남북 경제협력까지 이뤄지면 북한의 희토류 및 인력, 한국의 기술력이 합쳐져 경제 강국으로 가는 길을 더욱 수월하게 할 여지도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거듭 강조컨대 아베가 쏜 독화살에 한국이 큰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를 잘 극복해 내야 하는 게 한국의 상황이다. 아울러 전화위복의 기회도 맞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됐다. 비록 오늘은 일본 보다 약해 큰 굴욕을 당하고 있지만 그 굴욕의 크기가 우리의 분발의 크기가 되어 국가 경제 부활의 에너지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게 우리의 나아갈 길임을 잘 알게 되었다.  

3년 후, 또는 5년 후, 아니면 10년 후엔 한국의 부품-소재 산업이 굳건해지고 지금 일본이 1등을 차지하는 산업분야 까지도 여기저기서 넘보는 위상을 만들어 내도록 하자. 단기, 중기, 장기 대책을 잘 수립해 향후에는 일본이 부러워하는 한국을 건설해 나갈 때가 됐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으로부터 5년쯤 뒤엔 아베로 하여금 "자신의 과거 행동이 얼마나 큰 자폭 행위였는지"를 반드시 알도록 하자. 아베에 대한 크나큰 분노는 한국의 새롭고 거대한 에너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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