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가 트럼프의 '인내심'을 고갈시킨 과정은 이렇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사진=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과연 연방준비(Fed)제도 이사회가 어디까지 금리를 내려야 만족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29일(미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Fed가 31일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더 큰 폭의 완화정책을 요구했다.

이제 그의 Fed에 대한 요구가 뭔가를 '하지마라'고 막는 정도가 아니라 다른 것을 '더 하라'는 차원으로 더욱 거세졌다.

Fed는 2008년 12월 이후 금리를 0~0.25%로 유지하다 2015년 12월 0.25%포인트 인상했다. 9년 6개월만의 금리인상으로 7년간의 제로금리를 종식시켰다.

이 때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재임할 때다.

옐런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2016년 12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2017년에는 연중 세 차례, 모두 0.75%포인트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후에도 옐런 의장이 금리를 세 번이나 올렸는데 이 때는 아무 불만이 없었다. 오히려 주가도 높이는 의장이라 해서, 대통령후보 때부터 옐런 의장을 교체하겠다던 생각이 2017년 말에는 크게 후퇴했다.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의장을 확정하는 막바지 단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혼자 옐런 의장을 두둔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연방기금금리가 1.25~1.50%로 오를 때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무 불만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후임자인 파월의장이 2018년 2월 취임 후 두 번째로 금리를 올린 6월 이후 마침내 불만이 터지고 말았다.

Fed가 연중 두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7월 "미국 경제가 좋아질 만하면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고 달러가치를 상승시켜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며 "나는 Fed 의장에 파월이라는 좋은 사람을 임명했지만 실은 그의 임명에 찬성하지는 않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1993년 이후에는 전례가 없던 미국 대통령의 금리 간섭 발언은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이후의 상황전개는 이때 발언이 상당히 '인격적(?)'이었음을 보여준다.

8월 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Fed의 금리인상에 "격하게 공감하지 않는다(not thrilled)"라고 말했다.

Fed가 9월 연중 세 번째, 이번 긴축 단계에서의 여덟 번째 금리를 올리자 10월 들어 그는 "Fed가 미쳐가고 있다고 본다" "내 최대 위협이 Fed"라는 등의 폭언을 퍼붓기에 이르렀다.

시장에서 너무나도 전망이 유력했던 12월의 연중 네 번째 인상에 대해서는 달관한 듯, 무관심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새해 들어 Fed가 "인내심을 갖겠다"고 공식성명서 등을 통해 언급하자 한동안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 트윗의 주요 공격대상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교체, 또는 이사 강등을 추진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과 함께 점차 그의 Fed에 대한 공격은 인상반대가 아니라 인하 촉구로 차원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FOMC 회의 직전에 0.25%포인트를 넘는 금리인하를 촉구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25%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장 이번에 큰 폭의 인하보다 연속적 인하의 시작을 촉구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심 Fed에 대해 공격을 퍼붓기 시작한 2018년 여름 이전의 2% 이하 금리나 옐런 전 의장이 남겨줬던 1.25~1.50%를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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