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불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취약한 임금 증가와 수년간 긴축,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의 영향으로 영국의 저소득층 가구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보다 불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의 싱크탱크(Resolution Foundation)가 경고했다.

이 싱크탱크에 따르면, 10년 동안의 저조한 임금 성장으로 인해 영국의 가장 가난한 가정과 중산층 가정들은 또 다른 경기침체에 대한 준비가 덜 되어 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보수당 주도의 정부들이 지난 10년간 부과한 긴축정책 하에서 점진적인 복지제도들이 점차 무너져 가면서 국민들로부터도 동일한 수준의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어가고 있다는 경고라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이러한 우려는 이번주 발표될 2분기 공식 성장률보다 앞서 나온 것으로, 이는 영국 경제가 2012년 이후 분기별로 처음으로 침체되거나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개 분기 연속 경기위축은 경기침체로 간주된다. 영국 GDP가 하락했던 과거 사례는 2008년 금융위기 때이며 당시 실업률이 199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100만명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브렉시트 생존 키트'를 판매하는 영국 상점. /사진=AP, 뉴시스.
'브렉시트 생존 키트'를 판매하는 영국 상점. /사진=AP, 뉴시스.

로이터 통신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의 이번주 발표 데이터가 2분기에는 제로(0)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많은 경제학자들은 GDP(국내총생산)가 감소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제시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NIESR은 GDP가 연간 0.2%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에 대한 경고 신호는 지난주 영국은행이 2020년 초에 영국이 경기후퇴에 빠질 확률은 3분의 1이라고 발표한 이후 나온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EU(유럽연합) 무역관계에서 영국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만성적인 불확실성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국제무역량 둔화가 경제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수상이 유럽연합(EU)과 새로운 브렉시트 협상을 성사시킨다고 해도 2020년 초에는 경기후퇴 가능성이 33%나 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경제성장과 관련해 훨씬 더 심한 "즉시적인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운드가 급격히 하락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가계 소비력을 더욱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이 또 다른 침체에 빠질 경우, RF 재단은 가난한 가정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재단의 제임스 스미스 연구 이사는 "우리는 이전 경기침체를 통해 그들의 생활수준에 관한 한 경기침체의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이 저소득층 가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지속된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기침체 대비가 더욱 시급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불황의 영향을 제한하고 완화하는 정책, 특히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 매체를 통해 강조했다.

지난 10년 동안 가계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 싱크탱크는 가난한 가정들이 2008년 붕괴 이후 몇 년 동안 부유층보다 훨씬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2009년에서 2014년 사이, 평균지출 감소는 주당 20파운드였지만, 영국에서 가장 낮은 25% 소득계층의 가정들은 필수품을 사는 데 초점을 맞추었고 일주일에 61파운드로 3배 이상 감소했다.

또한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정은 아직도 회복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평균 급여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보았을 때, 금융위기 이전에 기록된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나아가 이 재단은 정부가 영국의 불황을 대비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이 매체를 통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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