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통'인 내정자, 국내 금융현안 잘 처리해 낼지가 관건
日 수출규제 등 대내외 리스크 해소 및 윤석헌 원장과 소통 주목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9일 금융위원장 내정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9일 금융위원장 내정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차기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됐다. '국제금융통'으로 평가 받는 은성수 내정자는 지난달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임기 1년여를 남기고 전격 사의를 표명한 후 일찌감치 후임자로 점쳐져 왔다.

금융권에서는 은 내정자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금융환경 속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또한 최 위원장 시절 번번이 대립각을 세워왔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의 관계회복 여부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9일 8개 부처에 대한 장관급 개각 인사를 단행하면서 새 금융위원장에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을 지명했다. 이로써 수은 행장에서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자리를 옮긴 사례는 진동수 전 위원장, 최종구 위원장에 이어 은성수 행장이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은성수 내정자는 행정고시 2기수 선배인 최종구 위원장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며 국제금융 전문가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2011년 국제금융국장 시절에는 한·일, 한·중 통화스와프 확대 체결과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에 기여하며 유럽 재정위기에 안정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은 내정자(59세)는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군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하와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7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후 재정경제부 국제기구과장,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국장, 세계은행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등을 거쳐 2017년 9월부터 수출입은행장을 맡아 왔다.

은 내정자는 수은을 이끈 1년 11개월 동안 경영실적과 노사화합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은의 당기순이익은 2017년 168억원에서 6859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또 취임 초기 노조와 갈등을 빚었으나 이후 직원들과 격의없는 소통관계를 지속해 노조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향후 금융위원장으로서의 행보는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문성과 도덕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또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미·중간 무역전쟁에 이은 환율전쟁 격화 조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에 따른 부품·소재 피해기업 자금지원, 저금리에 따른 가계부채 안정 등 대내외 산적한 금융현안을 풀어나가야 한다.

금감원과의 관계회복도 주요 관심사다. 사실 최종구 위원장과 윤석헌 금감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 키코 분쟁조정, 금감원 예산삭감, 외국계은행 고배당 문제 등 주요 현안마다 이견을 보여 갈등설이 제기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은 내정자가 특유의 친화력과 소탈함으로 윤 원장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은 내정자는 이날 금융위원장 내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최종구 위원장이 가계부채 안정, 혁신금융, 기업금융 강화 등 일관된 금융정책을 추진한 만큼 저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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