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분쟁으로 달러화 하락 &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106엔 붕괴
유로화, 이탈리아 혼란에도 올라...파운드화는 영국 GDP 충격에 하락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9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엔-달러 환율은 106엔대가 붕괴되며 엔화가치 강세를 이어갔다. 또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상승한 반면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하는 등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 수출규제 완화를 보류하기로 하는 등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달러화 가치는 하락하고 글로벌 안전통화를 대표하는 엔화의 가치는 절상됐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동부시각 오후 4시 17분(한국시간 10일 오전 5시 17분) 기준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05.61엔으로 0.43% 하락하며 106엔대가 붕괴됐다. 엔-달러 환율은 이번주 초에 기록했던 7개월 이내 최저치인 105.5엔에 다시 다가섰다. 전날에는 장중 106엔선이 붕괴됐다가 106엔선을 회복한 바 있다. 엔-달러 환율이 떨어졌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같은 시각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1.1202달러로 전일 대비 0.20% 상승했다. 또한 같은 시각 달러 대비 파운드의 가치는 1.2033달러로 0.82% 급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0.22% 내린 97.40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또 다시 격화될 조짐에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고 반대로 안전자산인 엔화의 가치는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중국과 합의할 준비가 안됐다"면서 "9월에 중국과 회의를 한다면 좋겠지만, 하지 않아도 좋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화웨이와 사업을 하지 않을 계획이지만 중국과 무역 협상이 타결될 경우 바뀔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일본 엔화. /사진=뉴시스.
일본 엔화. /사진=뉴시스.

이 같은 보도로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다시 심화됐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미국 기업과 화웨이 거래가 재개되는 등 양국 긴장 완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나서자 미국 측도 반격에 나서면서 양국 긴장이 심화되고 있다.

한편 유로화는 이탈리아의 정치적 혼란에도 소폭 상승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끄는 '동맹'은 이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앞서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 8일 연립정부 해체를 선언하면서 조기총선을 공식화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유로존과 관련한 이슈들이 유로화 등락에 제대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파운드화의 경우 영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0.2%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충격을 가했다. 제조업이 전분기 대비 2.3% 감소하며 전반적인 경기위축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이 2분기 경기침체를 에상했지만 2009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분기별 하락폭을 나타내자 파운드화가 큰 폭의 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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