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세 속...유럽 재고 감소도 국제유가 끌어올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9일(미국시각) 국제유가가 전날의 급등세를 이어가며 또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석유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유가가 지나치게 내렸다는 시각에 저가매수세가 유입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과 유럽지역 내 원유재고 감소도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동부시각 오후 4시 52분 기준 미국 WTI (서부택사스산원유) 9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54.22달러로 3.20% 뛰어올랐다. 같은 시각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사고 팔린 북해산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58.28달러로 1.57% 상승했다. 전날에도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3.43% 2.77% 급등세를 나타냈다.

미국 텍사스주 유정. /사진=AP, 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유정. /사진=AP, 뉴시스.

이틀간의 국제유가 급등은 최근 지나친 국제유가 하락으로 낙폭이 다소 지나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저가성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OPEC의 추가감산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CNBC에 따르면 OPEC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감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우디는 전세계 원유재고를 흡수하기 위해 8~9월 원유 수출을 하루 평균 700만배럴(bpd) 이하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유럽 16개국이 보유하고 있는 7월 원유 재고량이 전월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반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원유 수요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중국과 합의할 준비가 아직 안돼 있다"면서 "9월에 중국과 회의를 한다면 좋겠지만, 하지 않아도 좋다"고 강조하면서 미-중 분쟁 우려가 확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세계의 올해 하루 수요는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종전 예상치인 120만배럴 증가보다 낮아진 110만배럴 증가로 예상되고 있다. 이 통신은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를 인용해 지난 1~5월 글로벌 원유수요 증가량이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수요부진 전망에도 불구하고 저가매수세 속에 OPEC 감산 분위기, 유럽지역의 재고 감소 등이 국제유가를 이틀째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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