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중국 압박 발언에 중국관련주 일제히 하락...
미국 경제지표 부진 · 이탈리아 정치불안도 증시 끌어내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9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화웨이 제재를 지속할 뜻을 밝히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재차 격화될 조짐을 보인 것이 뉴욕증시를 끌어내렸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것도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이탈리아의 정치권 불안 또한 유럽증시에 이어 미국증시를 압박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90.75포인트(0.34%) 떨어진 2만6287.44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9.44포인트(0.66%) 하락한 2918.6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0.02포인트(1.00%) 빠진 7959.14를 기록했다.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부정적 발언이 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직원. /사진=AP, 뉴시스.
뉴욕증권거래소 직원. /사진=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중국과 합의할 준비가 안됐다"면서 "9월에 중국과 회의를 한다면 좋겠지만, 하지 않아도 좋다"고 밝혔다. 중국 화웨이 제재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화웨이와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국기업과 중국 화웨이와의 거래 재개 등 양국의 긴장 완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중국이 최근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나서자 미국 측도 중국을 압박하면서 양국 긴장이 심화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정치 불안도 유럽증시에 이어 미국증시 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끄는 '동맹'은 이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며 조기총선을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유럽증시가 일제히 하락했고 미국증시에도 변수로 작용했다.

미국 내 경제지표도 다소 부진하게 나타났다. 지난 7월 미국 생산자물가가 0.2% 완만하게 오른 가운데 변동성이 높은 음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물가가 0.1% 하락하며 소비업종 주가에 충격을 가했다.

업종별로는 미디어가 소폭 상승(+0.08%)한 것을 제외하면 반도체, 자동차, 운송, 건설 등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블루칩주의 모임인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고 바이오업종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FAANG 기업 중 페이스북이 1.21% 하락한 것을 비롯해 아마존(-1.38%), 애플(-0.82%), 넷플릭스(-2.21%)등이 떨어졌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는 1.43% 내렸다.

미-중 분쟁 우려로 주요 반도체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1.81% 급락한 가운데 중국의존도가 높은 자일링스가 5.11% 추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도 2.60% 떨어졌다. 또 램리서치(-3.06%), 마이크론칩(-3.25%), 엔비디아(-2.58%), 웨스턴디지털(-1.70%), 인텔(-2.52%). 텍사스인스트루먼트(-2.98%) 등이 줄줄이 미끄럼을 탔다.

주요 IT 기업 가운데 트위터(-1.28%), 휴렛팩커드(-1.28%), IBM(-2.93%),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2.53%) 등도 부진했다. 소프트웨어 기업 중 마이크로소프트가 0.85% 하락에 그치며 그나마 선방했다. 퀄컴은 0.34% 상승 마감했다.

중국시장 우려에 자동차주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제너럴모터스가 1.22% 떨어졌고 제네럴일렉트릭은 3.58% 급락했다. 포드(-1.15%), 테슬라(-1.38%) 등도 약세로 마쳤다.

바이오주들도 전반적인 약세 분위기 속에 바이오젠(-1.02%), 암젠(-5.95%) 등이 내렸다.

이날 미국 물가 하락 소식에 소매업종인 달러제네럴(-1.32%), 메이시스(-4.38%), 베스트바이(-2.25%), 월마트(-1.14%) 등이 약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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