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美 연준 정책 공백...위안화 환율 따라 움직이는 장세 가능성"

모바일로 주가를 확인 중인 투자자. /사진=뉴시스
모바일로 주가를 확인 중인 투자자.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 우려,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명단) 배제 등으로 출렁거렸던 증시가 이번 주(12~16일)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8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는 등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일본의 경제보복 등의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지는가 했지만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화웨이 제재를 지속할 뜻을 밝히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미국 CNBC와 증권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동향을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증시는 9일(미국시간) 다우존스 지수(-0.34%), S&P500 지수(-0.66%), 나스닥 지수(-1.00%) 등 3대 지수 모두 하락했다. 미-중 분쟁 우려와 이탈리아의 정치불안 등이 미국증시를 끌어내렸다.

국내 증권계는 특히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중국 위안화 움직임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의 바로미터가 위안화 환율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 위안화와 원달러 환율, 코스피의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위안화 가치가 달러대비 하락해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넘어 상승(위안화 가치 하락)할수록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반대의 경우에는 미-중 분쟁 완화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위안화 환율이 안정되면 코스피 변동성도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1달러당 7.5위안을 넘어서는 식으로 진행되면 국내 증시는 추가 압박 우려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 정책 초점이 부양과 협상에 맞춰진다면 신흥국 증시와 한국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국내증시는 당분간 위안화 환율 변수에 종속된 형태의 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뉴스에 따라 장세가 출렁거릴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Fed,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점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하단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도 마무리된데다 미국 연준의 정책 공백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분쟁 등 대외변수 민감도가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해 송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절차 상의 번거로움은 증가하겠지만 점차 형식적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일본이 한국 수출품목이나 구체적 절차에 대해선 아직 정하지 않은 만큼 수출규제 강화 형식을 유지하되 수출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 방법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금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로는 중국과 미국의 7월 고정자산투자, 광공업생산, 소매판매 등이 예정돼 있다.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모두 전월 대비 소폭 약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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