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독립, 그 어떤 경우라도 흔들리지 말아야...
정부-정치권도 말보다는 실천에 역점둬야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칼럼] 한국 소재-부품 산업의 '탈 일본'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말보다 행동으로 실천해 가는 일이 중요해졌다. 일본이 일부 수출 규제품목에 대해 수출을 허가했다고 해서 안도할 상황도 아니다. 일본 외무성 당국자가 한국 특파원들을 모아놓고 한국이 창의적인 해법을 내놓으면 대화에 나서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서 우리의 경제자립에 대한 각오가 흔들려선 안 된다. 

앞으로 '한-일 경제 전쟁'이 더 격화되든, 현 상태로 유지되든, 완화되든 한국의 소재-부품 '탈 일본' 노력이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 경제 독립, 경제 자립을 위한 내실 있는 노력은 그 어떤 경우에라도 지속돼야 하는 상황이다. 아니 더욱 강화돼야 한다.

한국은 일본 아베 총리 때문에 극단의 경험을 하고 있다. 한국 경제를 외통수로 몰아넣으려 한 아베의 공격에 치가 떨린다. 아베의 공격은 한국인들에게 온갖 수모와 위기를 안겨 주었다. 천추의 한이 될 것이다. 잊을 수 없는 역사의 또 다른 한 페이지로 기록될 것이다. 일본이 생각보다 무섭고 간악하고 교활하고 저급한 상대라는 점도 알게 됐다. 우리가 방심하면 언제 또 공격해 올지 모를 상대라는 사실도 절감하게 됐다.

국내 반도체 사업장 내부. /사진=뉴시스.
국내 반도체 사업장 내부. /사진=뉴시스.

지금 한국의 경제는 아주 큰 위기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기업들은 소재-부품 국산화, 조달처 다변화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대기업과 중소-중견 소재 및 부품 기업 간 진정한 상생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일본에 종속됐던 첨단 소재-부품만 국산화해도 매년 200억 달러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것이란 계산도 나왔다. 정부가 소재-부품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책마련에 나서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다. 금융권도 첨단 소재-부품 산업에 자금 공급을 강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경제 자립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결의도 대단하다.

삼성, SK 등 대기업 오너들은 "이번 위기는 새로운 기회다"고 외치며 국민들을 안도케 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정부, 국민 모두가 힘을 모으면 불가능할 것 같은 일도 끝내 이뤄 낼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 경제는 그렇잖아도 대대적인 재편, 혁신, 체질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걸 아베 발 위기가 자극했다.

병법에 實而備之(실이비지)라는 말이 있다. 적이 우리를 공격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을 때 우리도 그에 상응한 실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지금 한국이 그렇게 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아베가 한국의 첨단산업을 絶體絶命(절체절명)의 위기로 몰아가면서 우리를 크게 놀라게 했다. 그렇지만 아베는 한국을 단단히 뭉치게 했다.

몸에 이상이 생기면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게 된다고 의사와 환자들은 말한다. 나라 경제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한국병을 고쳐야 할 때다. 일본을 실력으로 이기는 그 날까지 부단히 강행군 하는 일만 남았다. 우리 경제의 내실을 다지는데 각고의 노력을 지속해야 할 때다.

정부나 정치권도 '말의 잔치' 보다는 조용하고 심도 높은 정책으로 우리를 경제 강국으로 이끌어야 할 때다. 정치권 일각의 말을 앞세운 감정적인 대응은 더 이상 우리 기업들을 돕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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