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반도체 수요회복 지연, 설비 · 건설투자 부진 악재"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종전 전망치 대비 0.3%포인트 하향된 2.1%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는 세계경기 둔화에 따른 국내 수출 및 투자 회복 지연, 상반기 민간부문의 경제지표 부진 등을 반영한 결과다.

금융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도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겠으나 확장적인 통화·재정정책 등에 힘입어 우리 경제는 전년동기 대비 2% 초반의 성장률을 나타낼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은 하반기 주요 리스크로 장기화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 및 기술 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을 꼽았다. 특히 수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최근 교역 불확실성에 따라 일부 기업의 하반기 감산이 예상되는 점도 우려했다.

우선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1%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회복 지연 속에 청년 실업, 취업자 수 정체, 저출산 기조 등도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연장 및 취약계층 지원 강화 정책은 소비여건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항 컨테이너선들. /사진=뉴시스.
부산항 컨테이너선들. /사진=뉴시스.

설비투자 증가율과 건설투자 증가율은 각각 –5.3%, –4.1%로 부진할 전망이다.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수출 정체, 민간의 주거용 건물건설 위주의 감소세 등이 악재로 지적됐다.

올해 취업자 수는 전년대비 평균 19만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3.9%를기록할 전망이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를 제시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0%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측 물가압력이 계속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국제유가, 농축수산물가격 등 공급측 요인도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고채(3년물) 평균 금리는 지난해(2.1%)보다 하락한 1.5%를 예상했다. 경상수지는 올해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겠으나, 흑자폭은 608억 달러로 전년(764억 달러) 대비 상당폭 감소할 전망이다.

통관기준 수출은 8.9%, 수입은 4.3%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전년 대비 상승한 1172원 수준을 제시했다.

금융연구원은 "경기둔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통화·재정정책 당국간 협력이 중요해졌다"며 "통화정책의 확장적 기조에 따른 주택시장 불안 및 가계부채 증대 등을 적절히 관리해 시중 자금이 생산활동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3.2%로 전망했다. 세계 교역량 증가율도 종전 전망치 대비 0.9%포인트 낮아진 2.5%를 제시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