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주도 목표 · 자금유출 우려 해소 · 4차산업 전략 일환으로 발행 서둘러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중국이 디지털화폐(CBCD)에서도 미국을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디지털화폐의 시제품을 완성했다며 조만간 발행 예정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14일 CNBC와 증권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결제 담당인 무창춘 부사장은 지난 주말 한 세미나에서 디지털화폐 시제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2014년부터 디지털화폐 발행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이 디지털화폐를 발행해 민간은행과 금융기관들에 뿌려주고, 민간은행들이 일반 경제주체들에게 공급하는 2단계 방식으로 유통될 것이라고도 했다.

디지털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는 중앙은행 내 지준예치금이나 결제성예금과는 별도로 중앙은행이 전자적인 형태로 발행하는 새로운 화폐를 뜻한다. 현금처럼 실물성 자산이 아닌 전자적인 형태다. 또한 중앙은행의 직접적인 채무로 현금 등 법정통화와 1:1 교환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내재가치를 규정하기 어려운 민간 암호화폐와 구분된다.

중국인민은행 베이징 본사. /사진=AP, 뉴시스.
중국인민은행 베이징 본사. /사진=AP, 뉴시스.

SK증권은 디지털화폐 관련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디지털화폐 만큼은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로 디지털화폐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는 국제화를 강력 추진 중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16년 IMF(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에 정식으로 편입됐지만 SDR 내 통화 비중은 10.9%에 불과하다. 미국 달러 비중 41.7% 대비 큰 격차다. 국제은행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2%에도 못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화폐에서만큼은 미국보다 앞서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자금유출 우려 해소 ▲디지털금융의 확산을 통한 4차산업 육성 등을 목표로 디지털화폐 발행을 추진 중이라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우선 민간 가상화폐는 자금추적이 어려운 반면 디지털화폐는 중앙은행 주도로 개발되기 때문에 추적이 가능하다. 자금의 유·출입은 물론 자금세탁 방지, 탈세 적발 등도 가능해 자금유출 우려 해소와 함께 인민은행의 자금관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은 디지털금융 확산을 통해 4차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결제, 금융, 경제영역에서도 4차산업으로의 빠른 전환이 목표"라며 "국가 주도의 디지털화폐가 금융, 산업 인프라와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중국은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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