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주요 제품 추가관세 부과 연기 후 인민은행이 고시환율 낮춰 주목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4일 중국 인민은행이 무려 10거래일 만에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기준환율)을 낮춰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중국 주요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 시기를 연기하기로 하는 결정이 이뤄진 뒤 이 같은 조치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 완화 조짐이 미-중 환율전쟁 완화 기류와도 연계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은 7.0312 위안이다. 이는 전일의 고시환율 7.0326 위안 보다 낮아진 것이다. 인민은행이 고시환율을 정하면 중국 역내시장에서는 고시환율(기준환율) 대비 상하 2% 선에서 위안화 환율이 움직인다. 인민은행이 위안화환율을 낮춰 고시했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를 절상시켜 고시했다는 의미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 /사진=뉴시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 /사진=뉴시스.

인민은행은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위안화환율을 매일 상승시켜 고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 및 환율전쟁이 격해지는 흐름을 대변했다. 그러던 중 미국시각 13일 중국 상무부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국 통상 당국자들과 전화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미국 무역대표부(USTYR)도 같은 날 "9월부터 추가 관세를 부과키로 한 3000억 달러 규모 중국 제품 중 컴퓨터, 스마트폰, 의류, 신발류 등 주요 제품에 대해서는 오는 12월15일 까지 관세부과를 연기키로 했다"고 CNBC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또한 미-중 고위급들이 2주 후 통화를 다시 갖기로 했다는 사실도 전해졌다. 이에 미-중 무역전쟁 완화 가능성이 부각됐고 지난밤 유럽증시와 미국증시가 올랐다.

중국 인민은행이 10거래일 전부터 위안화 환율을 계속 높여고시하자 미국은 최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특정 국가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그 나라는 미국 조달시장 접근이 금지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미국은 "중국이 무역전쟁 피해를 줄이기 위해 환율조작까지 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중국 측은 "미국의 무역보복으로 위안화 환율이 상승(위안화 가치가 하락)했을 뿐 환율조작을 한 적이 없다"며 맞섰다. 그러면서 5거래일 전 부터는 고시환율도 7위안 위에서 형성시켰다. 전날까지 중국은 연일 고시환율을 높이면서 미국과 환율공방에서 정면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다가 지난밤 중국 제품에 대한 일부 관세부과 연기 조치가 나오자 중국 인민은행도 이날 무려 10거래일 만에 위안화 환율을 낮춰 고시하며 미국에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향후 미-중 무역분쟁 강도에 따라 위안화 환율 변동성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여 미-중 관계 동향은 계속 주목받을 전망이다. 인민은행의 환율 하향 고시는 한국에게도 안도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환율과 원화환율은 종종 동조하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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