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고의 이용연대표는 19일 "창업에서 성공한 사례와 실패한 사례 뒤엔 그럴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원인없는 성공도 원인없는 실패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4 초이스경제 주최 창업세미나 강의'에서 창업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나란히 소개해 가며 이같이 밝혔다. 

창업세미나에 참석해 강의 중인 (주)해보고 이용연 대표
1)성공사례= 부산 구포동에서 생고기 전문점을 개업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K씨 부부의 성공사례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여러모로 귀감이 되고 있다. K씨 부부는 지난해 말까지 식육점을 10년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 지금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음식점(생고기 전문 음식점) 운영은 처음이지만 구포 도매시장에서의 성실한 거래와 육류 납품업체, 육질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경험 및 노하우가 K씨의 큰 자산이다.

K씨 부부는 50평 규모의 점포에 1억원을 들여 새로운 음식점을 열었다. 6개월 동안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전문 컨설팅기관을 통해 상권 및 입지, 사업타당성 분석에 심혈을 기울였다.

갈비집 주방 보조로 2개월간의 트레이닝을 거치는 꼼꼼함도 보였다.

효율적인 종업원 관리를 위한 매뉴얼도 작성했다.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거쳐 음식점을 오픈한 결과는 ‘성공’ 그 자체였다. 지금은 하루 매출액이 120만~150만원에 이를 정도다.

K씨 부부의 성공요인은 ▲식육점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업종 변경을 적기에 결심한 점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유연성이 가미된 새 사업 업종을 선택한 점 ▲그리고 철저한 준비 및 사전 체험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2)실패사례 A= 내성적 스타일의 L씨 사례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의 실직으로 창업을 준비했다. 그는 평소 맛깔스런 김치를 잘 만드는 것으로 소문난 시어머니의 음식솜씨만 믿고 숙성김치 요리전문점을 해운대에 열었다.

30평 남짓한 규모의 점포에 1억3000만원을 투자했다. 전국에서 열리는 김치박람회와 김치연구소를 방문했고 손맛이 좋은 시어머니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아 메뉴를 정했다.

개업초기의 사정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하루 평균 50만~60만원의 매출이 유지됐다. 그러나 오픈 3개월 뒤 시어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 문제였다. L씨는 혼자 사업을 이끌어 나갔다. 하지만 시어머니가 빠진 주방에서 나온 음식 맛은 예전같지 않았고 결국 매출액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점포를 정리해야 했다.

L씨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은 숙성김치 전문점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경험 부족이었다. 잘 알려진 대로 요리점은 점주의 노력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 그런데 L씨에겐 그런 능력이 없었다. 김치를 담글 능력도 부족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독특한 맛을 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 뿐 아니다. 외향적인 성향을 요구하는 음식점의 특성상 내성적인 L씨에겐 음식점 사업은 맞지 않았다.

이같은 L씨의 실패 사례는 창업마인드 구축과 자신의 능력, 적성에 맞는 창업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강의에 참석한 대학생들
3)실패사례 B= 서울에서 은행 지점장으로 재직중 명예퇴직을 하고 호프집을 운영하다 실패한 C씨의 사례다.

C씨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역세권에 자그마한 규모의 점포를 인수한 뒤 그곳에 호프집을 오픈했다. 원래 운영하던 자리가 호프집이었지만 차별화를 꾀하고 싶은 마음에 돈을 더 투자했다. 창업비용이 1억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호프집은 오래가지 않았다. 실패였다.

인테리어나 메뉴같은 점포의 외부 문제가 실패의 원인은 아니었다. 바로 창업자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다.

C씨는 호프집을 낸 뒤에도 은행 지점장 때 하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화근이었다. 매사 딱딱하고 사무적인 말투가 문제였다. 평소 지시하던 습관이 몸에 배어 있던 탓에 고객서비스가 유연하지 못했다.

뿐만이 아니다. 고객과 대화할 때 마다 습관처럼 자신이 과거에 은행 지점장을 지냈다는 경력을 내세우다 보니 고객들의 비위를 상하게 할 때가 많았다.

C씨는 결국 새로운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패했다. 특히 고객을 왕처럼 모시고 받드는 능력이 그에겐 부족했다. 아무리 많은 돈을 투자하더라도 결국 고객을 사로잡는 능력이 부족하면 그 사업은 실패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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