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6일 중국 인민은행이 다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높여 고시해 눈길을 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또는 환율전쟁이 여전히 격화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행위일 수 있어 주목된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1달러 당 위안화 고시환율, 즉 달러-위안 고시환율은 7.0312 위안이다. 이는 전일의 7.0268 위안보다 0.06% 높아진 것이다. 인민은행은 사흘 전까지 위안화 고시환율(기준환율)을 9거래일 연속 올리다가 이틀 전엔 10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전일 대비 낮춰 고시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공방, 환율공방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미국이 9월1일부터 실행키로 한 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시기를 일부 품목에 한해 12월 15일로 연기키로 한 뒤 중국도 이틀 전엔 위안화 환율을 낮춰 고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중국 양측이 화해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중국 위안화 정리 모습. /사진=뉴시스.
중국 위안화 정리 모습. /사진=뉴시스.

그러나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다시 위안화 환율을 높여 고시하면서 미-중 관계가 도로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원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을 하려면 홍콩 시위 사태를 인도적으로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동시에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 측은 "홍콩 사태는 중국 내부 문제다"면서 "미국이 개입하지 말라"고 받아쳤다. 아울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회동할 의사가 있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거부했다. 또한 "중국은 미국과 무역협상 관련 절충 의사를 갖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9월에 중국 제품을 대상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상응하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양측이 9월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다시 '강 대 강' 대결을 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위안화 고시환율이 다시 높아졌다. 인민은행이 위안화 고시환율을 정하면 중국 역내 시장에서는 위안화 거래환율이 고시환율 대비 상하 2% 이내에서 형성된다. 위안화 환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위안화 가치가 절하됐다는 의미다. 중국이 또다시 위안화 절하 카드로 미국에 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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