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0일 중국 인민은행이 또 다시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높여 고시했다. 3거래일 연속 높인 것일 뿐 아니라 최근 13거래일 중 무려 12거래일 이나 높인 것이다. 미국-중국 간 무역전쟁 및 환율전쟁 속에 양측의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1달러 당 위안화 고시환율은 7.0454 위안이다. 이는 전일의 고시환율 7.0365 위안 보다 높아진 것으로 2008년 3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전날에도 인민은행은 고시환율을 직전 거래일의 7.0312 위안보다 높여 고시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간 홍콩 시위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높여 고시하는 방식으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 /사진=뉴시스.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 /사진=뉴시스.

19일(미국시각) 펜스 미국 부통령은 디트로이트 경제인 클럽 연설을 통해 "중국이 홍콩법을 어길 경우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같은 날 미국은 화웨이에 대한 거래제한을 90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거래업체들에게 거래선을 바꿀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이 또 위안화 환율을 높여 고시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높여 고시했다는 것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를 낮춰 고시했다는 의미다.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용인, 또는 허용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대응하는 형국이다. 중국 역내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고시환율 대비 상하 2% 범위에서 움직일 수 있다.

중국은 특히 지난 17일 "경기부양 차원의 금리정책 혁신, 즉 금리인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이 또한 위안화 가치 약세 요인이 될지 주목된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금리도 낮추고 위안화 가치도 낮추는 '이중 전략'을 쓰는 것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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