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홍콩증시에 실망스런 보복 성격 역력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알리바바가 최대 150억 달러의 홍콩상장을 연기한 것은 최근의 홍콩 사정에 따른 것이다. 로이터는 21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상장연기는 뉴욕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홍콩주식시장에 상당한 실망이 될 수 있다. 지난달에는 벨기에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 인베브가 98억 달러 상장을 연기했었다.

로이터는 홍콩이 중국 테크놀로지기업들의 상장을 촉진하기 위해 규정을 완화했으며 알리바바가 첫 번째 사례가 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기업공개는 기업의 경영판단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원칙이지만, 중국기업인 알리바바의 연기 결정은 이런 원칙으로만 분석할 수 없다.

이 회사의 마윈 창업주가 오는 9월 퇴진하기로 지난해 발표한 것부터 중국 당국의 입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알리바바그룹 항저우 본사.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알리바바그룹 항저우 본사.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홍콩 상장 역시 현재 상황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중국의 홍콩에 대한 징벌차원의 상장연기라면, 강온 두 방향의 해석이 다 나올 수 있다.

우선은 군사개입보다 경제적 보복과 같은 온건한 수준에 머무르겠다는 표시다. 홍콩시민들이 자제하지 않고 불안을 지속할 경우 이렇게 경제적으로 자업자득을 겪게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이를 전적으로 '군사개입은 안할 것'이란 좋은 쪽으로의 해석으로 밀어붙이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불가피하게' 강경한 개입을 하게 된다면, 시급하게 불만을 달래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 때를 대비하려면 유화조치들을 최대한 아껴두어야 할 필요가 생긴다.

홍콩시민들은 지난 주말을 계기로 폭력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는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국민들은 민주화요구 확산보다 '하나의 중국'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시위의 격렬함이 누그러진다면 중국의 강경진압 명분은 약해진다. 장기적으로 홍콩인들 스스로 여론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포기하고 10분내 투입가능하다는 군사력에 의지할 때는 아닌 것이다. 알리바바 상장연기는 이런 점을 담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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