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硏 "외환건전성, 1997 · 2008년 대비 매우 양호"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제공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대외 불확실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20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원화환율 급등이나 외화 유동성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은 22일 발표한 '원·달러 환율 1200원대 진입의 평가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놨다.

원화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섰던 1997년, 2008년과 최근의 외환시장 여건을 비교해 보면 외화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기관투자자들의 환위험비헤지 정책으로 외화자금시장의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 원화의 고평가 수준도 크지 않아 과거와 같은 외화 유동성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1211원을 기록해 종가기준으로 2016년 3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1200원대에 진입했다. 연초 이후로는 8.7% 상승했고, 6월말 이후에만 4.6% 오른 셈이다.

연구소 측은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국내 수출부진, 경상수지 흑자폭 축소, 일본 수출규제 발표 등으로 원화가치 약세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이 재차 고조되며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점을 꼽았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추세적으로 넘어선 사례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2번밖에 없었다.

1997년 10월 원·달러환율이 1200원 선을 상향한 후 1998년 12월까지 약 13개월 동안 1200원 이상의 고환율을 유지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후 2009년 9월까지 약 11개월 동안 1200원대 이상 환율을 지속했다.

연구소는 현재 환율의 변동성과 외화조달여건 등 외환건전성이 1997년과 2008년 대비 매우 양호한 상태로 평가했다.

최근 원·달러환율의 빠른 상승에도 환율변동성이 6.0%(60일간) 수준으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라는 점, 2분기 현재 대외순자산이 4623억달러에 달하고 대외자산이 대외부채를 대규모로 초과하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대외순자산의 원화환산가치가 커지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비율이 올 2분기 34.7%를 나타내 1997년(24.5%)과 2008년(79.3%) 대비 크게 하락했고, 경상수지도 대규모 흑자를 보이고 있어 환율 안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원화의 고평가 정도가 과거 1997년, 2008년에 비해 크지 않아 향후 원화가치의 약세 압력도 상대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수출 규제로 주요 산업의 생산차질이 심화되지 않는다면 완만한 환율 상승은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