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글로벌 경제둔화 우려...MSCI 리밸런싱 등 감안, 보수적인 투자 나서야"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26~30일) 국내증시 향방이 주목된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 속에 오는 28일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는 예정대로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소미아(GSOMIA,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이후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 조치가 나올 지에 대해서도 경계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그런가 하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EM(이머징마켓) 지수 조정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태도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2조원 넘게 순매도한 바 있다.

25일 미국 CNBC 등 외신과 증권계에 따르면 23일(미국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 흐름을 보면 다우존스 지수(-2.37%), S&P500 지수(-2.57%), 나스닥 지수(-3.00%) 등이 일제히 추락했다. 지난 23일(미국시간) 미국의 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금리 인하에 대한 단서를 거의 내놓지 않은데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 우려가 직격탄을 가했다.

주가 확인 중인 증권사 직원. /사진=뉴시스
주가 확인 중인 증권사 직원. /사진=뉴시스

이번에는 중국이 '선제공격'을 가했다. 중국은 23일(중국시간)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5% 또는 10%의 관세를 내달 부터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23일(미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즉각 대응했다. "기존에 부과해오던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10월 1일부터 25%에서 30%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9월 1일부터 부과키로 했던 3000억달러 규모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율을 15%로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인민일보는 미국 측의 대응조치에 대해 지난 24일 "끝까지 가겠다"는 논평을 내놓는 등 미-중 마찰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CNBC는 "미-중 갈등 격화로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도 "한편으로는 연준이 더 공격적인 금리인하정책으로 경기침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증권계는 미국 연준의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약 한 달 남긴 상태에서 고용보고서,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등 여러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것이고, 연준 위원들이 지속적으로 시장과 소통을 할 것으로 예상돼 실망감이 기대감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28일 일본이 한국에 대해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시작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개별 허가품목이 현행 반도채 소재 3개에서 다른 품목으로 확대되면서 단기적 갈등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대응 강도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지겠지만 지수에 대한 영향보다는 기업별 영향에 관심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서는 당초 예상보다는 우려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28일부터 백색국가 제외가 예정돼 있는 등의 상황에서 지소미아 종료를 한-일 관계의 새로운 신호로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 "오히려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중재를 압박하는 의도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런가 하면 오는 27일로 예정된 MSCI EM 지수 8월 리밸런싱과 관련해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태도가 최대 관건"이라며 "MSCI EM 지수 내에서 한국지수 비중은 현 11.8%에서 11.5%로 낮아지는 가운데 외국인이 하루 평균 2000억원 순매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실제 리밸런싱 파장은 글로벌 패시브 펀드에 국한된 이슈로 극단적 비관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주 발표될 주요 경제지표로는 미국의 7월 내구재주문, 중국의 7월 광공업 기업이익 등이 있으며 경제지표는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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