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상위 10개사가 중국기업...한국 수출 타격 가능성은 낮아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범죄인 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 시위가 81일째 지속되는 가운데 홍콩사태가 악화될 땐 중국 경제에도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신화통신은 지난 27일 "홍콩에서 동란이 일어나면 중앙정부가 관여해야 한다"는 덩샤오핑의 말을 인용하면서 무력개입 가능성을 또다시 시사하기도 했다.

28일 유진투자증권은 홍콩 시위 관련 리포트를 통해 "세계 GDP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은 0.4%에 불과하지만 홍콩사태 악화는 연관도가 높은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사태 악화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역과 대외자금유입 등 두 가지다.

우선 무역의 경우 중국 총수출에서 홍콩의 비중은 12.2%에 달하며 서방국가로의 수출 우회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중국과 홍콩 간의 교역 악화는 중국수출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홍콩 금융가. /사진=AP, 뉴시스.
홍콩 금융가. /사진=AP, 뉴시스.

또한 홍콩사태가 악화될 경우 중국은 FDI(외국인직접투자)와 주식시장을 통한 해외자금조달에서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홍콩은 중국 국별FDI 비중에서 65%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며,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상위 10개사가 모두 중국기업이다.

게다가 국제금융센터로 자리매김한 홍콩은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이 취약한 편이다. 홍콩 부동산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5배 뛰어오르며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이 세계 주요도시 가운데 1위인 19.4배에 달한다. 주식시장에서 금융과 건설·부동산 업종은 전체 시가총액에서 각각 26.5%, 16.7%를 차지하고 있다. 홍콩사태 악화 땐 위기가 아시아 전역으로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만 "홍콩시위로 인한 한국의 수출타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사태가 악화된다고 해도 세제 혜택을 포기하거나, 제도적 위험을 감수하고 중국과 직접교역에 나선다면 홍콩 수출 타격의 대부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 일시적 수출 타격은 불가피하지만 시차를 두고 홍콩을 통한 재수출을 직접 수출로 전환한 경우 장기적으로 수출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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