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부진 등 성장세 둔화 지속…2개월 연속 금리인하 부담된 듯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조치 여파, 국내 경기지표 부진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금리를 내리기 보다는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30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렸으나 대내외 경제둔화가 우려되자 지난달 0.25%포인트 금리를 내린 바 있다.

금통위는 "세계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및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고, 주요국의 국채금리와 주가도 큰 폭 하락했다"며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조정과 수출·설비투자 부진, 소비증가세 약화로 성장세가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은에 따르면 7월 기준 소비자물가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가격 하락 등으로 오름세가 0.6%로 낮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0.9%,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1%를 나타냈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전망경로에 비해 하방위험이 높아져 당분간 0%대 초반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로 가격변수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됐다. 지난 29일 기준 시장금리인 통안증권금리(91일물) 1.28%, 국고채금리 3년물 1.17%, 국고채 10년물 1.25%로 7월 대비 각각 0.18%포인트, 0.12%포인트, 0.1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가(코스피)도 2025(7월)에서 1933으로 크게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1216원으로 7월(1183원) 대비 큰 폭 상승했다. 주택가격(-0.1%)은 하락세를 지속했으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주요국의 경기와 통화정책 변화,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깊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