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美 금리인하 기대감...각국 경제지표 살펴야"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미-중 협상 재개 기대감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이번 주(9~11일) 국내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하반기 이후 한국증시는 글로벌 시장에서 최하위권 수익률을 기록해왔지만 이달 들어 상당폭 회복했다. 지난 6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010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8일 CNBC와 증권계에 따르면 금주 국내 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 뉴욕증시는 6일(미국시간) 3대 지수가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 지수(+0.26%), S&P 500 지수(+0.09%)는 상승한 반면 나스닥 지수는 0.17% 하락했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 미국 고용지표 부진 등 다양한 변수가 맞물리면서 미국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

금주 국내증시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금리인하 가능성에 주목하는 가운데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소매판매 등 일부 경제지표 발표를 제외하고 예정된 이벤트는 많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 독일 청사. /사진=AP, 뉴시스.
유럽중앙은행(ECB) 독일 청사. /사진=AP, 뉴시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오는 12일(현지시간) 개최 예정인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하 여부와 함께 자산매입 대책, 독일의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 등이 국내외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도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소비주, 국산화 대체주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ECB가 기준금리를 최소 10bps(1bp=0.01%) 인하하고 양적확대 재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ECB가 양적확대를 재개하려면 내부규정 변경이 필수적인 만큼 실제 정책 시행시점이 지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김 연구원은 "오는 10월 미-중 고위급 회담 재개 합의는 양국간 정치적 불확실성을 다소 감소시키겠지만 향후 예정된 12월 관세 인상이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국내증시 투자전략으로는 "내년 기업이익 개선 기대감이 존재하는 IT 및 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주, 국산화 관련 IT소재주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가 하면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는 12~13일(미국시간) 미국 민주당 제 3차 대선경선 TV 토론을 앞두고 미-중 무역협상 재개 이상의 깜짝 이벤트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증시 투자전략으로는 "구조적 성장주와 함께 반도체와 자동차 등 고퀄리티 수출소비재 등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재개가 오히려 투자심리와 펀더멘털 간의 괴리를 확대시켰다"면서 "중국 국경절 전후로 중국이 강경 입장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금주 발표될 각국 경제지표로는 OECD 7월 경기선행지수, 중국 8월 생산자물가, 일본 8월 공작기계수주, 미국 8월 소매판매 등이다. 이 가운데 시장이 특히 주목하는 지표는 미국 소매판매 지표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매판매는 자동차와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 보이며 전월 대비 0.3%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한 "금주 발표되는 경제지표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18일(미국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소비지표가 예상치를 소폭 밑도는 수준에서 부진이 확인될 경우 무역분쟁 완화 가속화,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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