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산업 급속히 커지는 요즘...개도 존중해 줘야 개와 충돌 피할 수 있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지금은 중년이 된 이 모 씨는 젊은 시절 아찔한 경험을 했다. 두 친구와 함께 대학 후배들의 여름캠프를 찾아가고 있었다.

시골길을 걷다가 세 사람은 기분이 대단히 안 좋아 보이는 개 한 마리와 마주쳤다. 이 개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자신들인 게 분명했다. 어느 순간 일행은 더 이상 대화가 안 통한다는 걸 깨닫고 뒤로 돌아 도망쳤다. 마침 나지막한 나무 하나를 발견하고 그 위로 올라가 몸을 피했다. 계속 쫓아오던 개는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제대한 직후 20대 한참 나이인 덕택에 큰 위기를 벗어났다.

개화기 조선에 온 서양 선교사 가운데 한 사람은 개들로 인한 어려움을 글로 남겨놓았다. 그는 "조선의 개들은 충성심이 대단히 강해서 동네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무섭게 짖어댄다"며 "그러나 성격이 착해서 짖어서 겁을 주기만 할뿐 물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씨가 선교사 말만 믿고 가던 길 그대로 가야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필시 선교사는 개들이 짖기만 할 정도 행동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추석을 맞아 성묘를 가다보면 지역의 민가를 거쳐야 할 때가 있다. 때로는 개 줄에 묶이지 않고 한가로이 햇볕을 쬐다가 낯선 사람에게 반응하는 개들을 만나기도 한다.

수의사 김현수 원장은, 시골길에서 동네 개를 마주치면 개한테 지나친 관심을 끌지 않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원장은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도망치는 것 또한 개의 호기심이나 관심을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선 마주치지 말고 자연스럽게 지나가면서, 개로부터 큰 관심을 끌어내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개가 자기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곳 외로 돌아갈 수 있으면 돌아가는 것이 더욱 좋은 방법이라고 김 원장은 덧붙였다.

애완견을 비롯한 반려동물 산업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제 시골 개라고 해서 무시하거나 자극했다간 개한테도 당하고 다른 사람한테도 손가락질을 받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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