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엔화환율 가두리 갇힌 채 제한적 움직임 지속할 것"

 달러-엔 환율이 가두리에 갇힌 것일까. 지난 주말 도쿄시장에 이어 뉴욕시장에서도 달러-엔 환율은 103엔선을 향해 달려가다가 도중에 꺾이는 현상이 연일 반복돼 눈길을 끌었다.

23일 글로벌 시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도쿄 시장에선 다소 의외의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날 도쿄증시는 하루 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미국의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날 닛케이225지수도 껑충 뛰었다. 장중 한때 439포인트나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이상하게도 달러-엔 환율의 오름 폭은 크지 않았다. 이날 오후 한때 102.61엔까지 오른 뒤에는 엔화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로 102엔대 중반으로 다시 밀렸다. 102.75엔이라는 저항벽을 뚫긴 역부족이었다. 통상 최근 흐름을 보면 닛케이225와 달러-엔 환율은 매우 동조적인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이날은 예외였다. 닛케이225가 급등하는 가운데서도 달러-엔 환율은 찔끔 오르고 말았다.
 
이런 현상은 미국시각 21일 뉴욕시장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도쿄시장에 이어 열린 이날 뉴욕시장에서도 달러-엔 환율은 한때 102.83엔까지 치솟았다. 이날 장초반 뉴욕증시가 미국 1월 주택매매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하자 달러-엔 환율도 더불어 급등했다. 하지만 장 후반 뉴욕증시가 결국 뒷심이 달려 하락세로 꺾이자 달러-엔 환율도 102.58엔으로 후퇴했다.
 
결국 지난주말 도쿄시장에 이어 뉴욕시장에 이르기까지 달러-엔 환율은 강한 의지를 갖고 103엔을 향해 돌진했으나 차익실현에 나서는 저항세력에 부딪쳐 102엔 중반으로 번번이 밀리는 형국이 반복됐다.
 
이와관련, 미국 씨티그룹은 “당분간 달러-엔 환율은 가두리 환율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예컨대 달러-엔 환율이 100~103엔의 가두리에 갇혀 제한된 등락만 반복할 것이라는 게 씨티그룹의 진단이다.
 
하기야 지금 일본이 달러-엔 환율을 무턱대고 끌어올릴 상황은 아니다. 가뜩이나 지난 1월 무역수지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달러-엔 환율을 더 끌어올려 엔화가치를 추가 추락시킬 경우 무역적자 행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21~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달러-엔 환율을 갑자기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긴 힘들 전망이다. 물론 G20참석국들이 신흥국 위기 진정을 위해 적극 나선다는 성명서라도 발표하면 달러-엔 환율이 오를 소지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표 안전자산인 엔화가치는 신흥국상황이 불안해질수록 더 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과 영국 등 선진국 재무장관들은 “신흥국 불안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때문에 일어난 것인 만큼 미국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촉구, 국제공조가 형성되긴 어려운 분위기다. 이와관련, 로이터는 “현실적으로는 각국이 자기 주장이나 펴는 모임이 되고 말 것”이라고 이번 회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현오석 경제 부총리 역시 “구조개혁 없는 일본 양적완화는 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달러-엔환율 급등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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