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수요 하루 100만배럴로 하향...OPEC, 추가감산 논의키로
미국의 대이란 제재 완화 논의도 유가에 하방 압력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11일(미국시간) 국제유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글로벌 원유수요가 또 다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흐름에 타격을 가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제재 완화를 논의한 것도 국제유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3시 46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0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56.00달러로 2.44% 하락했다. 같은 시각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사고 팔린 10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61.07달러로 2.10% 떨어졌다.

글로벌 원유수요 둔화 우려가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CNBC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1일(현지시간) 올해와 내년 세계 원유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미국 텍사스주 유정. /사진=AP, 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유정. /사진=AP, 뉴시스.

OPEC은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남은 기간 세계 원유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 평균 102만 배럴로 낮췄다. 이는 지난 8월(110만 배럴) 대비 8만 배럴 줄어든 것이다. 내년 전망치도 8월 전망치보다 낮은 하루 평균 108만 배럴을 제시했다. OPEC은 미-중 무역전쟁,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으로 글로벌 경제전망이 악화된 것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원유 생산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OPEC과 OPEC 비가입국인 러시아 등이 참여한 OPEC+는 올해부터 하루 산유량을 120만 배럴 줄이기로 약속했지만 8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3만6000 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자 추가감산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타머 가드반 이라크 석유 장관이 오는 12일(현지시간) OPEC+ 장관급 회의에서 추가 감산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이란 제재 완화 논의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이달 말 대화를 위해 이란 제재 완화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강경파인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가운데 미국의 이란 제재 완화 시나리오가 힘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소식들이 국제유가 흐름에 하방 압력을 가하면서 이날 국제유가는 2%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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