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연령, 미국보다 많아...고령화로 노동경쟁력 사라져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세계 각국의 노령화는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일본의 초고령화에 이어 한국도 뒤를 따라가고 있다. 중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과 개방을 실시하기 시작하며 한 자녀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해왔다. 한 자녀 정책은 2015년 두 자녀 정책으로 바뀌기 전까지 약 40년간 지속됐다. 중국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통해 약 4억 명의 출생을 억제했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그 결과 중국의 노령화는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중국의 노령화는 그동안 중국이 자랑해왔던 노동경쟁력이 감소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유엔 통계를 인용해 "중국인이 미국인보다 평균 나이가 더 많다"고 전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선진국은 신흥국보다 평균 또는 중위 연령이 대체로 높다. 여성 평균소득과 사회참여 비율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출산, 육아에 따른 기회비용이 커져 출산율이 낮아진다. 또한 의료서비스 질도 좋아져 기대여명과 수명이 높아진다.

중국 어린이 패션쇼.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중국 어린이 패션쇼. /사진=신화통신, 뉴시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중위연령(총인구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중앙에 위치한 연령)은 2020년 추정치 기준 37.3세로 동일하다. 미국은 이민 장려 등으로 더디게, 중국은 산아제한 등으로 빠르게 늙어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중위연령이 미국보다 더 빨라지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이 가졌던 '노동경쟁력'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보다 값싼 인건비에 기반한 노동집약산업에서 경쟁력을 보유했지만 고령화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곽 팀장은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라며 "대내 성장산업이나 대외 성장잠재력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중국이 '제조 2025'(대내)와 '일대일로'(대외)를 내건 이유"라며 "최근 미-중 충돌은 중국이 빠르게 늙으면서 생긴 필연적 산물"이라고도 했다.

앞서 성정민 맥킨지글로벌 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의 고령화에 대해 "값싼 노동력의 공급은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들었지만 2050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6%를 차지하며 현재의 일본 수준으로까지 늙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푸센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원도 "중국이 저출산 함정에 빠졌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65세 인구비율이 상승하면 경제성장 활력이 떨어진다"면서 "중국 성장률이 최근 낮아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고령화도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져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고령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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