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으로 세계경제 둔화 우려 제기되기도...투자 판단은 신중히 해야

바레인 유전. /사진=AP, 뉴시스.
바레인 유전.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16일 글로벌 원유 및 금융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시설 두 곳이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세계 산유량의 5% 생산이 멈췄다는 소식이 충격을 가했다. 이 소식에 국제 원유시장이 출렁거리면서 유가가 급등했고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 선물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15일(미국시간) CNBC는 "다우존스 산업지수 선물지수는 108포인트 하락해 16일(미국시간) 개장과 동시에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가 급등이 세계 경제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선물도 하락했다.

국제 원유시장은 사우디 아람코 피격 영향을 그대로 받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15일(미국시간) 오후 8시 30분(국내시간 16일 오전 9시 30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0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1.19 달러로 11.56% 급등했다. 같은 시각 국제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사고 팔린 11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67.92 달러로 12.79% 치솟았다. WTI와 브렌트유는 한 때 63달러와 71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미국시간) "아람코는 원유생산 차질분의 3분의 1을 오는 16일까지 보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석유시설 피격에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을 승인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관련 변수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각에서는 생산차질 규모를 고려하면 일시적 수급 불균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 둔화와 저성장에 직면한 세계 경제가 더 강한 압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만큼 펀더멘털 문제보다는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 원유 재고가 최근 감소추세인데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한 것이나 중동정세 불안 가능성 등이 단기적으로 유가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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