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등... 미국 전략비축량 방출로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은 피해당사자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더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 시설의 피격으로 산유능력 절반이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또 하나의 주요 국정현안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아람코 상장이 그것이다.

아람코 상장은 국정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경제개혁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내부에서 원로층을 중심으로 반대의견이 강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빈 살만 왕세자의 부친인 살만 국왕이 보류시킨 적이 있다.

무엇보다 아람코 주식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원하는 만큼의 가격으로 상장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2014년 말 이후의 저유가는 아람코 상장에 커다란 걸림돌이다. 아람코 주식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산유국 중심에서 산업국가로 전환하려는 빈 살만 왕세자의 개혁에 필요한 재원마련이 어려워진다.

최근 들어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장관과 아람코 회장을 맡고 있던 칼리드 알-팔리를 두 자리에서 모두 해임했다. 그가 아람코 상장에 반대한 것이 주된 이유다. 후임 에너지장관에는 이복형인 압둘라지즈 빈 살만 왕자가 임명됐다.

16일 오후 현재(한국시간) 전주말보다 10%나 폭등한 국제유가는 아람코 상장의 커다란 난제 해결에는 도움이 된다.

또한 예멘 반군에 대한 강경한 공격을 주도하는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피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민심을 모아 군사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

이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서 무엇 하나 새옹지마의 호재로 삼을 만한 것이 없다. 무엇보다 국제유가 폭등은 그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다. 에너지 최대소비국인 미국경제의 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하는 것 중에는 미국 연방준비(Fed)제도 이사회의 금리인상도 있다. 그러나 Fed의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취임 전과 취임 초 찬성하는 입장이었다가 지난해 연중 4차례 인상에 반대로 돌아섰다.

국제유가 상승에 대해서는 한 번도 환영의 뜻을 밝힌 적이 없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동최대 동맹국이다. 그러나 국제유가에 대해서는 두 나라 사이 제법 갈등요인이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을 주도해 국제유가를 낮추는 행위를 멈추라고 요구해 왔다.

산유국의 감산에 대해 미국은 지난해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오를 정도로 자국 내 생산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폭등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석유 전략비축량 방출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 CBS의 15일(미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할 경우" 전략비축 석유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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