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16일 코스피 지수가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7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2060선을 돌파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통화완화 정책을 내놓은 데다 미-중 무역협상과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둔 기대감이 더해지면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사우디 정유시설 피격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이날 발표된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 등은 국내 증시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들은 이날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1600억원어치 넘게 팔아치우며 지수 오름폭을 제한했다. 외국인들의 매도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집중된 가운데 IT 대형주들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가 급등으로 정유주와 건설주, 조선주가 올랐고 경협주들은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에 껑충 뛰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직전거래일 대비 0.11% 하락한 4만7100원, SK하이닉스는 3.75% 떨어진 7만9500원을 각각 기록했다. IT 대형주 가운데 LG이노텍(2.97%), LG디스플레이(1.01%), LG전자(2.64%) 등이 올랐고 삼성전기는 1.03% 내렸다. 삼성SDI는 등락 없이 마감했다.

제약바이오주 가운데 셀트리온은 0.89% 올랐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0.17% 강세를 나타냈다. 또 녹십자(3.20%), 동화약품(2.66%), 한미사이언스(2.07%), 대웅제약(1.81%), 한올바이오파마(1.76%), 한미약품(1.41%), 종근당홀딩스(1.38%), 종근당(0.60%) 등도 오름세였다. 유한양행은 보합으로 마쳤고 종근당바이오는 1.43% 하락했다.

건설주들은 남북 경협 기대감에 해외신규 수주 가능성이 더해지며 큰 폭으로 올랐다. 현대건설이 6.76% 급등한 것을 비롯해 일성건설(10.70%), 한라(6.29%), 삼성엔지니어링(6.08%), GS건설(3.85%), 두산건설(3.47%) 등이 껑충 뛰었다. 경협주로 분류되는 남광토건은 16.26% 치솟았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수주 기대감이 거론되며 11.99% 급등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석유화학 관련주들이 오름세를 탔다. SK이노베이션이 2.67% 올랐고 S-Oil도 2.31% 상승했다. GS칼텍스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는 GS도 2.95% 올랐다.

조선주들도 국제유가 급등 소식이 훈풍을 가했다. 삼성중공업이 3.56% 뛰어오른 가운데 한국조선해양(2.46%), 현대미포조선(1.97%), 대우조선해양(1.82%) 등이 상승했다.

경협주들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나고 싶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힘을 보탰다. 현대로템(5.84%), 현대엘리베이(4.45%)가 상승한 것을 비롯해 한일현대시멘트(13.48%), 선도전기(9.59%), 용평리조트(8.85%), 대호에이엘(8.82%), 경농(8.70%), 동양철관(8.16%), 성신양회(8.08%) 등이 급등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비(6.14%), 신원(6.11%), 한국내화(5.82%) 등도 오름세로 마쳤다.

방위산업주들은 경협주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2.37%), LIG넥스원(-2.12%), 한국항공우주(-0.61%) 등이 약세를 이어갔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NAVER(0.65%), LG화학(0.15%), POSCO(0.85%), 신한지주(1.89%), LG생활건강(0.78%), SK텔레콤(0.42%) 등이 올랐고 현대차(-0.78%), 현대모비스(-1.21%), 기아차(-0.57%) 등이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직전거래일보다 13.02포인트(0.64%) 오른 2062.22를 기록했다. 기관이 198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605억원과 458억원 매도 우위였다. 거래량은 4억8086만주, 거래대금은 5조2936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1종목 포함 649종목이 올랐고 191종목이 내렸다. 52종목은 보합이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직전거래일 대비 8.22포인트(1.30%) 상승한 638.59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