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공급 차질 우려로 상승 불가피 vs 비축분으로 대응 가능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유가는 단기간 내 배럴당 70달러(WTI 기준)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축분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주목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16일(미국시간) 동부시각 오후 9시4분(한국시간 17일 오전 10시 4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0월물 가격은 61.68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오후 2시 40분에는 14%대 급등하며 62.67달러까치 치솟았던 데 비하면 상승폭을 약간 줄인 움직임이다.

한국시간 기준 오전 10시 4분 기준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 가격은 67.89달러로 거래됐다. 브렌트유 또한 앞서 미국 동부시각 오후 2시 40분 기준 68.77달러 대비 다소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14일(미국시간) WTI 54~55달러, 브렌트유 6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10% 이상 뛰어올라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 2곳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계는 국제유가 전망과 관련해 WTI 기준 최소한 5달러 이상은 상승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미국 텍사스주 유정. /사진=AP, 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유정. /사진=AP, 뉴시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유수요 둔화 우려로 하락한 국제유가의 방향성이 바뀌었다"면서 "WTI 선물가격이 단기간 내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석유시설 복구 이전까지의 원유생산 차질량은 원유 생산국의 공급량 증대로 보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블룸버그에 따르면 OPEC(석유수출국기구) 내 사우디와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을 제외하고는 단기간 내에 원유증산 가능량은 130만 배럴"이라며 "미국은 원유 운송 파이프라인 부족으로 급작스런 증산을 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언급했다. 향후 투기자금 유입도 국제유가 상한선을 높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도 "WTI 기준 5~10달러 상승을 예상한다"면서 "사우디는 비축유를 통해 생산차질을 상쇄할 계획이지만 생산차질 규모를 감안하면 일시적 수급 불균형은 불가피 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런가 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미국시간) 사우디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 당국자들을 인용, 사우디 측이 OPEC 회원국 및 동맹 산유국들을 상대로 증산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바클레이즈는 "원유시설이 공격당했지만 사우디는 풍부한 비축물량을 갖고 있어 원유수출을 크게 줄일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고 국제금융센터가 외신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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