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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금융은 절대로 건재해야 한다
홍콩의 금융은 절대로 건재해야 한다
  • 장경순 기자
  • 승인 2019.09.17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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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과 지금, 무엇이 다른가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홍콩의 민주화 시위에 대해 우선 홍콩 시민들의 드높은 용기에 경의를 표해야 마땅하다. 이것은 인류보편의 가치에 비춰볼 때 너무나 당연하다.

그 다음 홍콩시민들의 요구를 억압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정서적으로 뭔가 좋은 얘기를 해 주기는 편치 않다. 그러나 지금의 형편을 있는 그대로 따져본다면, 어찌됐든 본토 군사력 투입을 자제해 온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자치정부의 선택 역시 격찬까지는 아니더라도 호평을 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평화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군사력으로 진압하지 않는 것은 칭찬받기보다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일인데도 굳이 호평을 전하는 것은 앞으로도 그 어떤 유혹에도 군대를 투입해 비극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 절대로 없어야겠다는 염원에서다.

그동안 과정에서, 정체불명의 괴한들이 시위대를 습격했는데도 경찰이 이들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은 일도 있었다. 어떻든 군대 투입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아래 대응을 하려다 이런 비겁한 방법이 동원된 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는데 이로 인해 홍콩시민들은 겁을 먹기보다 오히려 더 큰 용기를 내는 계기가 되고 말았다.

시위가 100일을 맞은 현재에 이르러, 송환법안을 완전히 폐기시킨 것은 이번 홍콩 시위에서 얻은 대단히 큰 업적이다. 이 자체로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 명목상 홍콩 자치정부가 법안을 철회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홍콩 시민들이 커다란 전리품을 얻은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이 다른 자치지역들에 대해 보여준 태도에 비춰볼 때도 대단히 큰 성과다.

그렇다면 이 대단한 승리의 의미가 크게 퇴색되지 않고, 이로써 앞으로 더 큰 승리의 발판이 되도록 시민들과 정부가 슬기로운 대처를 해야 한다는 간절한 기대를 갖게 된다.

홍콩 센트럴 환전소 앞. /사진=AP, 뉴시스.
홍콩 센트럴 환전소 앞. /사진=AP, 뉴시스.

아시아에서 홍콩은 그냥 하나의 도시가 아니다. 아시아 최대 금융시장이다.

이 장점이 훼손된다면, 홍콩시민들만의 손해가 아니다. 중국에게도 커다란 보석을 잃는 것이며, 아시아 경제 전체의 역량이 급격히 저하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라도 홍콩시민이나 중국국민이 아닌 사람들도 이번 시위의 평화적 해결을 염원한다.

무엇보다 이번 시위의 양 당사자 모두 유념할 점이 있다. 홍콩의 민주주의 요구가 거세진 것은 최근 5년의 일이라는 점이다.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1997년 이후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에는 없던 불안이다.

홍콩반환이 이렇게 불안을 가져올 일이라면, 반환이 100년 전의 조약 내용 그대로 순조롭게 이뤄지지도 않았을 것이며 반환의 순간이 커다란 축제가 되지도 못했을 것이다.

우선 중국 정부는 홍콩시민들의 민주화 요구가 2014년 이전엔 좀체 보기 어려웠다는 점을 냉철히 돌이켜봤으면 한다.

그 이후의 중국이 무엇 때문에 홍콩시민들의 불안을 조성했는지 돌이켜 볼 일이다.

그 이전만 해도 올림픽 경기에서 오성홍기를 가슴에 단 중국선수가 금메달 경쟁을 벌일 때 홍콩시민들은 누구를 응원했는지도 생각해봤으면 한다.

홍콩의 안정은 홍콩인들이 이념을 초월한 중화의 정체성을 스스로 받아들일 때 저절로 찾아온다. 부드러운 것만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옛 중국의 교훈을 생각할 때다.

그 다음으로 홍콩시민들 역시 앞날에 대해 과도한, 그리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변화를 기대한다면, 이번 100일 투쟁의 성과가 오히려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다.

홍콩이 중국의 그 어떤 곳보다 높은 정치·경제 수준을 가졌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홍콩이 이렇게까지 잘 살게 된 역사적 배경은 그렇게 아름다운 것이 못된다.

19세기 말, 서구 열강이 아시아를 침략하기 위해 아편을 무기로 삼으면서 전쟁을 벌였다. 기술이 크게 뒤진 중국은 서구의 신식 무기를 못 이기고 전쟁에서 패한 결과, 홍콩을 100년 동안 영국에게 넘기는 역사적 치욕을 겪게 됐다.

1997년의 홍콩반환은 전세기 제국주의가 저지른 침략범죄를 동서양이 함께 평화적으로 해결한 중요한 인류사의 전진이다. 이 가치 역시 과거 전쟁범죄를 일소하고 있는 오늘날 절대 깨뜨려서는 안되는 것이다.

홍콩의 역사나 현실을 볼 때, 별도의 국체를 갖거나 중국이 아닌 다른 주권에 귀속돼야 한다는 명분은 찾기 어렵다. 아시아 지역 전체의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홍콩시민들이 중앙정부의 체제강요에 저항하는 투쟁을 할 때, 양심을 가진 모든 인류는 홍콩시민들의 편에 동참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선을 넘어 제국주의 범죄 청산을 되돌리는 선까지 간다면 그 때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도 이미 1970년대부터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해 대만과 국교를 단절하는 선택도 해 왔다. 이런 마당에 홍콩에 별도 주권을 인정하는 건 생각하기도 어렵다.

시위를 헌신적으로 이끌고 있는 사람들은 자칫 일부의 과격한 행동이 중국 정부뿐만 아닌 중국인 전체의 주권에 대한 우려를 갖도록 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

한국은 2016년 백 만 명이 넘는 시민이 거리로 나가도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는 시민정신을 보인 가운데 시민들이 권력을 퇴진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국민들이 이런 놀라운 역량을 갖게 된 데는 역사적 비극에서 얻은 교훈도 있다. 1980년 서울의 봄에서 갑자기 증폭된 지식인들의 민주화 요구가 일부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졌다. 대중들의 우려를 사기 시작했고, 군사독재자들은 이를 살인적 탄압을 하는 명분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유신보다도 더 폭압적인 군사통치가 7년을 이어졌다. 이 뼈아픈 경험을 한국인들은 민주주의에 앞장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가슴에 새기게 됐다.

일부에서는 겉으로는 홍콩시민들의 시위에 공감한다고 하면서 내심으로는 이참에 홍콩의 금융시장이 망가지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홍콩시민의 안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금융탐욕가들이다.

이들의 헛된 기대는 결코 이뤄질 수 없음도 분명히 보여주는 커다란 지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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