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측 美농장 방문 취소 & 연준 내 갈등이 미국증시에 찬물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0일(미국시각) 무역협상 중에 미-중 관계가 돌변하면서 상승 중이던 뉴욕증시가 갑자기 하락세로 전환 마감됐다. 연준 내 주요 인사들간 금리정책에 대한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월가를 불안하게 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6935.07로 159.72포인트(0.59%)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992.04로 14.75포인트(0.49%)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117.67로 65.21포인트(0.80%)나 낮아졌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1559.75로 1.73포인트(0.11%) 내렸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이날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미국 농장방문 계획을 전격 취소하고 조기 귀국하기로 한 점, 연준내 주요 인사들이 금리정책을 놓고 여전히 분열된 양상을 보인 점 등이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증시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상승 출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 이틀째인 이날 중국제품 400여개에 대해 고율관세를 철폐키로 한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가진 회견을 통해 "중국과의 협상에서 많은 진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AP, 뉴시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AP, 뉴시스.

그러나 이날 뉴욕증시 장중에 미-중 협상 상황이 급변했다. 중국 협상단이 돌연 미국 농장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조기 귀국키로 했다. 중국 관영언론 글로벌 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중국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무역협상에 간절하게 매달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펜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경제는 중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과의 협상에서 강공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힌 점도 주목받았다. 미국-중국은 이번 실무급 협상에서 위안화 환율 문제, 지적 재산권 문제, 기술 강제이전 문제,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게다가 이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함으로써 가계 부채관리 여건 악화, 주요 자산시장 거품 우려 확대 등 금융불안 요인이 커졌다"고 주장한 반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제조업 부진 등에서 이미 경기둔화 신호가 나타난 만큼 미국 연준은 9월에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의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CNBC는 이같은 연준 인사들의 갈등도 뉴욕 월가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미-중 협상 흐름 돌변, 연준 분열 속에 뉴욕증시도 급변 흐름 속에 하락했다는 게 CNBC의 전언이다.

미-중 무역협상 불투명은 미국 기술주들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큰 반도체 섹터의 주가가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83%나 떨어졌다.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서는 마이크론(-1.32%) 브로드컴(-1.30%) 엔비디아(-2.40%) 웨스턴디지털(-3.14%) 인텔(-1.65%) 자일링스(-6.82%)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중국 관련성이 많은 자일링스 급락이 눈길을 끌었다.

다른 기술주 중에서는 미국증시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마이크로 소프트의 주가가 1.16%나 하락한 것도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미-중 관계 불안 및 연준 분열은 미국증시 기술주 및 커뮤니케이션 간판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도 모두 끌어내렸다.

페이스북이 0.11%, 아마존이 1.50%, 애플이 1.46%, 넷플릭스가 5.53%,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가 0.72% 각각 하락했다. 아울러 동영상 스트리밍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이틀 연속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의 주가가 이날 급락했고 월트디즈니(-0.77%) 컴캐스트(-0.69%) 등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 의존도 또는 중국 관련도가 높은 기업들도 된서리를 맞았다. 자일링스(-6.82%) 캐터필라(-1.51%) 애플-1.46%) 퀄컴(-2.29%) 제너럴모터스(-1.09%) 테슬라(-2.42%)  등이 줄줄이 추락했다.

머크(+1.42%) 다우(+1.20%) 존슨앤존슨(+1.18%) 시스코시스템스(+0.83%) 등은 다우존스지수 낙폭을 제한한 반면 인텔(-1.65%) 홈디포(-1.51%) 캐터필라(-1.51%) 애플(-1.46%) 등은 다우존스 하락을 부추겼다.

INCYTE(+3.96%) ALIGN TECH(+3.43%) REGENERON(+3.40%) GARTNER(+2.48%) 등은 S&P500 지수 낙폭을 줄여준 반면 자일링스(-6.82%) 넷플릭스(-5.53%) MSCI INC(-4.11%) ROSS STORES(-3.55%) 등은 S&P500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INCYTE(+3.96%) ALIGN TECH(+3.43%) REGENERON(+3.40%) O'REILLY AUTO(+2.29%) 등은 나스닥 지수에 긍정 영향을 미친 반면 자일링스(-6.82%) 넷플릭스(-5.53%) 등은 나스닥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별 주가 흐름을 보면 헬스케어(+0.60%) 유틸리티(+0.37%) 등 경기방어 섹터의 주가가 선방했다. 반면 미-중 관계 악화 및 연준 인사 갈등 속에 재량소비(-1.17%) 테크놀로지(-1.12%) 산업(-0.66%) 금융(-0.64%) 등의 섹터는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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