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대 약화 · 플랫폼 기업 규제 등이 '발목'...3분기 실적 지켜봐야

구글 아이콘. /사진=AP, 뉴시스.
구글 아이콘.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이른바 플랫폼 IT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도 아마존이 1.50% 하락한 것을 비롯해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A가 0.72%, 페이스북이 0.11% 내렸다. 앞서 S&P500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던 지난 7월과 9월 초순에도 플랫폼 대표주자인 아마존은 주가 반등이 제한됐고 구글과 페이스북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했다. 작년 하반기 무역분쟁이 격화됐을 때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선전했고, 지난 연초 이후에도 주가 복원력이 상대적으로 가팔랐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의외의 흐름이다.

21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들의 최근 주가 정체에 대해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보고서에 의하면 우선 주가 부진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성장에 대한 기대 약화가 지목된다. 아마존과 구글(알파벳), 페이스북의 매출액 성장률은 2017~2018년 최소 20%에서 최대 50%대를 기록했지만 작년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기 시작한 이후 성장률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EPS(주당순이익)도 절대 레벨로 보면 여전히 두 자릿수 대의 증가율이 예상되고 있지만 불과 1년 사이에 '눈높이'가 낮아졌다.

아마존의 분기 EPS 서프라이즈 비율을 보면 작년 초 이후 꾸준히 축소되다가 지난 2분기에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배송 서비스구축에 따른 비용증가가 원인이지만 낮아진 기대를 반전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구글의 경우 2분기 실적이 시장 눈높이를 소폭 웃도는데 그쳤다.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경기 둔화 우려에서 플랫폼 기업 역시 자유롭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 정체의 또 다른 배경은 규제다. 지난해 3월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반독점 이슈가 처음 불거진 이후 올해 다시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미국 법무부가 구글과 애플을, FTC(연방거래위원회)는 아마존과 페이스북을 각각 조사하기로 했고, 지난 8월 초에는 미국 하원법사위원회가 이들 4개 기업에 대한 의회 조사권을 발동했다. 지난 9일에는 미국 48개주 검찰이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 배경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시장 경쟁의 훼손, 그로 인한 경쟁기업과 소비자들의 피해 때문"이라며 "다만 정치적인 배경도 작용하고 있어 현재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는 시장 우려보다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추세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성장에 대한 기대가 재개돼야 한다"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이번 3분기 실적이 단순한 무역분쟁 해빙모드보다 관심이 가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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